경공격기 조립이 이뤄지고 있는 KAI 공장 내부 모습.
경공격기 조립이 이뤄지고 있는 KAI 공장 내부 모습.
조선업에서 시작된 침체가 일반 제조업으로 확산하면서 경남 지역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항공기 및 부품 생산 160억달러, 고용 5만 명, 매출 1000억원대 항공 강소기업 10개 육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경남호가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2020년 경남 경제 전환점 ‘항공산업’

경상남도가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산업의 선두주자로 항공산업을 꼽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항공산업은 한 국가의 제조기술 수준과 산업 역량의 척도로 불리는 종합 시스템 산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율주행차, 스마트 선박 등과 연계돼 통합적인 이동형 솔루션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분야라 생각해서다.

진주와 사천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업체인 KAI를 중심으로 74개 부품업체가 집중돼 항공산업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 항공산업도 최대로 집적화돼 있다.
항공산업 G7 도약을 위해 진주·사천 항공국가산단 조성, 항공정비(MRO) 사업, 항공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 사천항공우주특화단지, 무인항공기 클러스터 조성 등 대형 국책사업을 발굴해 항공산업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및 지역 공약에도 ‘사천·진주를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는 부문이 포함돼 있다.

2020년 항공국가산단 조성, 2022년 항공MRO 사업이 마무리되면 민항기의 단계적 국산화와 항공수출 기반 구축 등 항공 제작·정비산업이 동반 발전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경남이 민수 항공기, 개인용 비행체(PAV) 등 항공우주 시장의 주역이 돼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산업의 심장 ‘항공국가산단’

고등훈련기 T-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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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최종 승인된 항공국가산단은 진주시 정촌면과 사천시 용현면 일원에 들어선다. 2020년까지 1단계로 3397억원을 투입해 164만㎡ 규모로 조성한다. 이후 입주 수요를 반영해 단계적으로 330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항공산단을 항공우주에 특화된 산단으로 조성해 해외 기업 및 글로벌 항공 연구개발(R&D)센터(아시아 분원)를 유치하고 항공전자 기능을 강화해 항공분야 ‘4차 산업혁명의 전진 기지’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국내 항공기업체의 67%(한국항공우주산업협회, 2014년 기준)가 입주해 항공산단이 조성되면 항공ICT 융복합 클러스터와 항공산업특화단지 조성, 항공 MRO 사업 등과 함께 항공산업 집적화가 가능하다.

2020년 항공국가산단 조성에 맞춰 항공 관련 국내외 앵커 기업 42개가 입주할 예정이다. 도는 항공국가산단 조성으로 1조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1만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기업까지 입주하면 진주와 사천이 인구 100만 명의 경남 중심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항공정비·ICT 클러스터 사업도 속도

한국형 기동헬기
한국형 기동헬기
경상남도와 사천시, KAI가 동참해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항공MRO 사업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최종 확정하면서 지역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까지 국비 등 총 3469억원을 투자해 사천시 사천읍 용당리 일원에 MRO 단지 31만1880㎡를 조성하는 것이다.

도와 사천시는 항공MRO 사업의 전제조건인 사업부지 제공을 위해 우선 1단계로 2018년까지 86억원을 투입해 3만㎡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종합 격납고와 기체 정비에 필요한 장비가 들어선다. 이후 입주 수요를 반영해 단계적으로 엔진정비 설비 등을 추가해 31만18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항공MRO 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일자리 2만 명, 국내생산 유발 5조4000억원, 부가가치 창출 1조400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역 내 파급효과가 큰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ICT(항전)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총 5300억원을 들여 항공ICT 융합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이 사업은 인프라 구축(융합센터, 통합시험센터, 항공기 기체 환경시험센터)과 기술개발(4대 분야, 41개 핵심기술 자립화), 기업 지원(중소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3개 분야로 진행한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