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 재선 축하전화… "조만간 만나 북핵문제 등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20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 간 통화 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3월18일 재선을 축하했고,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두 정상은 국가안보 우선 사항과 도전 과제에 대한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도 푸틴 대통령을 아주 멀지는 않은 장래에 볼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를 만나면 우크라이나 시리아 그리고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과 통제할 수 없는 군비 경쟁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이란 등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그리고 군비 경쟁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양국 공통의 이해에 대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런 대화를 할 수 있기를 원하고 그것이 오늘 통화의 요점”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러 정상회담이 5월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전에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CNN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서 벌어진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을 놓고 영국과 러시아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러시아의 2016년 미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본래 자신의 스타일이 있고 현 단계에서 그 스타일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런 스타일이 지금 한반도에서 대화와 같은 기회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대담하고 즉흥적이지만 강한 추진력을 지닌 기업가 기질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기회를 만드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키신저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정치적 이니셔티브(주도권)를 복원할 수 있고 다른 나라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