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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근로시간 단축으로 다 죽게 됐다"는 전세버스업계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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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상공론식으로 밀어붙인 근로시간 단축이 여기저기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업종 특성 등을 감안하지 않고 추진돼 사용자, 근로자 모두에게 비용 증가와 수입 감소 등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세버스업도 그런 경우다. 전세버스업은 근로시간 단축의 예외업종이긴 하다. 근로기준법 개정 전에도 그랬고 이번 개정 후에도 5개 특례업종에 그대로 남게 됐다.

    문제는 개정 근로기준법 59조2항이다.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라는 이름의 이 조항은 ‘사용자는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해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지 않는 5개 특례업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을 막아 휴식권과 건강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전세버스 관계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제멋대로 만든 조항으로 사업자 운전자 모두 다 죽게 생겼다”며 개정을 호소하고 있다. 전세버스 운행의 70% 이상이 통근이나 통학에 동원되는데, 출근이나 등교 후 운전자가 11시간 이상 쉬게 되면 퇴근이나 하교 때는 다른 운전자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는 인건비가 두 배로 들게 되고 운전자는 출퇴근 사이 낮시간대에 틈틈이 하던 다른 버스 운행을 못해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준다는 하소연이다.

    경기도전세버스조합 관계자는 “노선버스와 전세버스는 근무형태가 완전히 다른데 고속도로 노선버스 사고를 떠올린 국회의원들이 운전자 휴식권만 생각해 엉뚱한 법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전세버스조합은 하도 답답해 지난주 여의도에서 ‘개악 근로기준법, 전세버스 업계 다 죽는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신문에 호소문까지 게재했다. 이들은 ‘11시간 강제 휴식’ 규정이 사업자와 근로자 모두의 일할 권리를 박탈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법이 재개정되지 않으면 전세버스 사업 면허 반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세버스 사례는 각종 법과 제도의 제·개정이 얼마나 현실과 괴리된 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고, 청년 일자리 대책도 다르지 않다. 언제까지 국민을 ‘모르모트’ 취급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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