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드론·AI가 일상 바꾼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드론(무인항공기) 군집 비행쇼’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드론 300대가 단 한 명의 엔지니어에 의해 오륜기 등 다양한 형상을 일사불란하게 연출해 내는 모습은 드론 기술의 상용화가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드론 기술이 어떻게 산업과 일상생활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예측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드론이 미래 핵심 기술이 되고 관련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 “미래에는 물건을 배달하는 드론으로 하늘이 가득 찰 것”이란 막연한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미국 미래학자인 에이미 웹 퓨처투데이연구소(FTI) 소장은 저서 《시그널스》에서 “이런 예측은 노스트라다무스식 예언이나 공상과학소설(SF)적 상상에 불과할 뿐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예측은 5년 또는 10년 뒤 도래할 미래의 구체적인 사회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드론이나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바이오해킹, 로봇 등 각종 첨단 기술과 맞물려 새롭게 부상하는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반짝 유행이 아니라 영속적인 트렌드를 찾아낼 수 있는 체계적인 미래 예측 방법론을 제시한다. △해당 기술과 서비스가 관련 제반 기술의 발달로 개화할 수 있는 시기를 예측하는 ‘도착예정시간(ETA)’ 파악하기 △“우리가 그 기술을 하루에 한두 번 이상 사용하고 삶을 더 낫게 해 주는가”를 판단하는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칫솔테스트’ △가상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기술 시나리오 등을 통해 기업이나 조직이 어떻게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검증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략이 잘 준비된 기업이나 정부는 미래를 역설계해서 ‘선호하는 미래’를 ‘유력한 미래’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