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검증 안된 줄기세포화장품 '효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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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지난 13일 서울 청담동에서 한 중소 제약사가 줄기세포 화장품 출시 행사를 열었다. 유명 연예인과 아나운서를 초청해 비용만 3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연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서는 큰 금액이다. 이 회사는 올해 TV 광고도 시작했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줄기세포 화장품은 수백 개에 이른다. 줄기세포 연구기업부터 제약사, 화장품회사, 바이오벤처 등 제조사도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년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인정하면서다. 제조사들은 피부 재생이나 노화 방지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도 안전성만 인정받으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살아있는 줄기세포는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배양액 속 성장인자를 추출해 원료로 사용한다. 줄기세포가 들어 있지 않은데도 줄기세포가 가진 세포 분화, 재생 기능이 있다고 광고하는 셈이다.
수많은 제품이 난립하다 보니 누가 더 줄기세포 배양액을 많이 넣었는지 하는 함유량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 평균 배양액 함유량은 1만ppm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7만~10만ppm까지 높아졌다. 심지어 100% 줄기세포 배양액으로 만들었다는 제품도 등장했다. 56mL 앰풀이 150만원이다. 함유량을 높이다 보니 가격도 비싸졌다. 함유량이 높을수록 효과가 좋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가격만 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술이나 효능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 시판 중인 제품을 뜯어보면 줄기세포 배양액을 대량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화장품위탁생산업체(ODM)가 생산해 주고 회사 이름만 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은 성분의 제품이 각기 다른 제약사, 바이오회사의 브랜드로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회사들의 화장품 사업이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에 몰두하는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기보다 배양액의 유효 성분을 추출하고 피부 흡수율을 높이는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ace@hankyung.com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줄기세포 화장품은 수백 개에 이른다. 줄기세포 연구기업부터 제약사, 화장품회사, 바이오벤처 등 제조사도 다양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년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인정하면서다. 제조사들은 피부 재생이나 노화 방지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도 안전성만 인정받으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살아있는 줄기세포는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배양액 속 성장인자를 추출해 원료로 사용한다. 줄기세포가 들어 있지 않은데도 줄기세포가 가진 세포 분화, 재생 기능이 있다고 광고하는 셈이다.
수많은 제품이 난립하다 보니 누가 더 줄기세포 배양액을 많이 넣었는지 하는 함유량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줄기세포 화장품이 처음 출시됐을 때 평균 배양액 함유량은 1만ppm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7만~10만ppm까지 높아졌다. 심지어 100% 줄기세포 배양액으로 만들었다는 제품도 등장했다. 56mL 앰풀이 150만원이다. 함유량을 높이다 보니 가격도 비싸졌다. 함유량이 높을수록 효과가 좋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가격만 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술이나 효능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 시판 중인 제품을 뜯어보면 줄기세포 배양액을 대량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화장품위탁생산업체(ODM)가 생산해 주고 회사 이름만 붙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은 성분의 제품이 각기 다른 제약사, 바이오회사의 브랜드로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회사들의 화장품 사업이 신약 개발보다 복제약에 몰두하는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기보다 배양액의 유효 성분을 추출하고 피부 흡수율을 높이는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