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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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1분기 호실적 기대와 함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며 강세다.

12일 오전 11시5분 현재 두산은 전 거래일보다 4000원(3.94%) 뛴 10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두산 주가는 10.17%(9일 종가 기준) 뒷걸음질쳤고, 지난 8일 장중에는 9만5100원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고점(10월20일 장중 14만9500원) 대비로는 32.10% 급락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두산의 하락 배경으로 그동안 고성장했던 전자BG(비즈니스그룹)의 추가 성장에 대한 우려, 연료전지BG의 수주 지연,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 유동성 우려와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불확실성 대두 등을 꼽았다. 그러나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낙폭이 과도했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우려와 관련해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엔진 매각 가시화와 방산 등 일부 사업 매각 여지를 고려하면 두산의 추가적인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DICC 관련 소송의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자체적인 해결 의지를 감안하면 관련 이슈로 인한 주가의 추가 하락 여지가 제한적이란 평가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매물 부담이 늘어난 수급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소송 건이 주요 원인이고, 매물 부담은 일단락됐다고 본다"며 "소송은 최종 결과가 아직인 만큼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예측해 볼 수 있는 결과를 감안하면 (주가에 반영된) 우려 강도가 너무 컸다"고 진단했다.

두산은 자체적인 사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상환능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주요 계열사의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이어진 가운데 그룹사 지원을 맡아온 두산중공업의 재무여력 약화로 2016년부터 계열사 지원 부담이 가중됐다.

올해는 1분기 실적 호조가 가시화되면서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국면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4조5020억원, 2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컨센서스는 10.17%,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경우 7.79%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컨센서스는 83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적자(순손실 1007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결국 자체사업 실적 불확실성이 핵심인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1분기 자체사업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4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각각 11.24%, 4.21% 증가한 4조546억원, 2770억원을 제기했다.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전자BG의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졌지만 1분기 전자BG 실적은 성장세를 나타낸 것으로 추산했다. 중화권 매출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성비 확대에 따른 마진 개선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모트롤BG는 이미 1월 한달간 지난해 1분기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 역시 "전 사업부에 걸쳐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력 사업부인 전자와 산업차량의 양호한 실적에는 변함이 없고, 연료전지는 지난해 대형프로젝트가 지연돼 신규 수주가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올해는 1조원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주가가 우상향 추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 연구원은 "전자사업부에 적용하는 배수(멀티플)를 낮추는 동시에 아직 적자인 연료전지 BG의 가치를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주당 적정 순자산가치(NAV)는 현재 주가 대비 20% 내외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추정된다"며 "시장의 우려 대비 자체사업 실적은 견조하고 코스피 중형주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 또한 예상된다는 점에서 매수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자체사업의 양호한 실적 흐름과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 두산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실적 전망치 조정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종전 17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낮춰잡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