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 "종전 대화와의 큰 차이는 트럼프라는 인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부에서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말에 "(전임) 대통령과 그들의 행정부가 25년 동안 북한과 대화했지만, 결국 바보들처럼 보이는 꼴이 됐다"며 멸시했다.

강력한 제재만이 단지 효과를 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정은과 만남 결정은 트럼프여서 가능…'닮은꼴' 만남 주목"
이 발언 후 5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의 성공 조짐이 전임자들보다 더 크지도 않은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하기로 급선회했다.

미국이 이번에 북한과 대화하기로 하면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트럼프란 인물이 미국을 대표해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그는 이전에 누구도 할 수 없었던 것을 해보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기로 한 결정은 국제문제에 관해 트럼프의 대담하고 매우 자기 확신적인 접근법을 반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예측 불가능성이나 순간적인 흥미 쪽으로 기꺼이 옮겨가는 그의 성향, 단지 자신만이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관념 등을 놓고 보면, 트럼프는 아마도 테이블에 마주앉을 김정은과 동류의 마음 상태임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수행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은 둘 사이에는 몇몇 측면에서 어울리는 면이 있다며 "두 지도자는 자신들만이 중요하다는 근본적인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을 포함한 다른 미국 대통령들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북한을 위해 대화 자리만을 만들어 줄 수 없고, 특히 실패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회담을 이어가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는 김정은이 대화 자리를 마련하면서 주목할만한 양보도 거의 내놓지 않았지만, 기꺼이 만남에 응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협상을 이끌었던 크리스토퍼 힐은 "김정은에게서 나온 이처럼 일반적인 언급을 토대로 다른 대통령이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다"며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로 가리라는 분명한 신호 없이 트럼프가 계속 진행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는 쪽을 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제이 카라파노는 "트럼프는 세계 지도자 수십 명과 만나는 등 다른 지도자들과 대화에 관한 좋은 실적을 갖고 있다"며 "그가 직접 그 사람을 보길 원할 것이라는 사실이 바로 트럼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는 외국 지도자들과 훨씬 더 직접 협상하는 데 열심이다.

카라파노는 정부나 군에서 일한 적이 없는 첫 대통령인 트럼프는 식상한 처방에 얽매이지 않으며, 신선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한 예로 이스라엘 수도로 예루살렘을 인정한 사례를 들었다.

카라파노는 두 사람이 만나더라도 중요한 성과를 낼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어쨌든 당장에라도 북한을 공격할 것과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이번 이벤트는 만남(meeting)이지 협상(negotiation)은 아니라며 성급한 기대감을 경계하면서 트럼프가 다른 대통령들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선출된 면이 있고 북한 정책이 한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는 김정은이 북한 전제주의적 시스템의 명실상부한 지배자라며 그런 면에서 오랜 과거를 답습하는 대신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수락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