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劉 거듭된 문정인 해임 요구에 문 대통령 언성 다소 높아지기도
"한국당-바른미래당 입장 대변하는 특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7일 청와대 오찬에서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의 거취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문 특보의 최근 논란성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며 해임을 요구하자 문 대통령이 즉각 거부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홍 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 "문 특보는 한미관계에 이견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이간질을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나라를 위해서, 대통령을 위해서 그만두게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도 "문 특보가 하고 다니는 말이 한미동맹을 해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알아보고 문 특보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유 공동대표는 공개 모두발언에서 문 특보의 해임을 요구한 데 이어 재차 문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한 것이다.

문 특보는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북한 문제 세미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미군더러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했고,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이후 줄곧 문 특보에 대한 해임을 촉구해 왔다.

문 대통령은 야당의 거듭된 문 특보 해임 요구에 대해 "저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말하는 특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즉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신 대변인은 "이 대목에서 문 대통령의 목소리도 커지고 흥분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문 특보의 발언 문제는 전체 강연의 맥락을 보지 않고 일부만 문제로 삼은 것"이라면서 "각료 중에도 큰 틀만 다르지 않으면 구체적으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염려는 알고 있고 지적하신 부분도 알고 있지만 문제 될 단계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문 특보는 자문역이지 상근이 아니다"면서 "특보를 둔 이유는 비선 논란이 있을까 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유승민 "문정인 해임해야"…문 대통령 "문제될단계 아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