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79개, 보험 344개 간판 떼…"비대면 늘고 경영환경 악화 탓"

은행·보험 점포 600여곳이 지난 1년 새 간판을 내렸다.

6천명 가까운 임직원이 짐을 쌌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1·2금융권의 점포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1만8천431개, 종사자는 36만6천649명이다.

이 가운데 은행 점포가 7천77개, 보험 점포가 6천533개다.

은행 종사자는 11만4천295명, 보험 종사자는 5만8천261명이다.

두 업권이 금융권 점포·인력을 떠받치는 두 기둥인 셈이다.

은행 점포는 1년 만에 279개(3.8%) 폐쇄됐다.

은행 점포 폐쇄는 추세적이다.

머지않아 7천개도 밑돌 전망이다.

보험사 점포는 344개(5.0%) 줄었다.

생명보험사가 281개(7.3%), 손해보험사가 63개(2.1%) 문을 닫았다.

은행과 보험을 합쳐 623개의 점포가 사라진 만큼, 인력 재배치와 명예퇴직 등으로 고용 규모도 감소했다.

은행은 11만8천633명에서 4천338명(3.7%)이, 보험사는 5만9천475명에서 1천214명(2.0%)이 줄었다.

두 업권을 합쳐 5천552명이다.

은행의 점포·인력 감축은 영업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다.

스마트폰, 인터넷, 자동화기기(ATM) 등 비(非)대면 채널이 주요 영업 창구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격한 점포 폐쇄로 논란이 일었던 한국씨티은행이 대표적 사례다.

이제는 동네 구석구석 점포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게 씨티은행의 판단이었다.
금융회사 점포 643개 폐쇄…은행·보험 6000명 짐쌌다
보험사는 은행과 사정이 다르다.

특히 손보사가 인력을 250명 늘린 반면, 생보사는 1천464명 줄였다.

생보사의 경영 환경이 부쩍 나빠진 탓이다.

우선 현대라이프, 흥국생명, KDB생명 등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영업 부진과 지급여력비율 하락 등이 가시화해 지난해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단순 퇴사뿐 아니라 무급휴직까지 포함하면 실제로 일손을 놓은 종사자들이 많다"며 "이런 '다운사이징'은 업계에 추세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회계기준(IFRS) 17'이 도입되고 신(新) 지급여력제도로 불리는 'K-ICS'가 적용될 때에 대비해 업계가 전반적으로 확장보다는 축소 지향 분위기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은행·보험에 이어 점포·인력 규모가 큰 증권사도 56개 점포(4.3%)가 문을 닫아 현재 1천239개다.

종사자도 3만5천370명으로 262명(0.7%) 감소했다.

반면 농·수·산림조합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리스사 등 제2금융권의 소규모 업권은 점포·인력이 늘었다.

농·수·산림조합 임직원은 10만6천570명으로 1년 전보다 2천853명(2.3%) 증가했다.

농·수협 단위조합의 고용 증가가 주요 원인이었다.

점포는 1천358개로 변함이 없었다.

자산운용사 역시 점포가 238개로 35개(14.7%) 늘었고, 종사자도 7천90명으로 948명(15.4%) 많아졌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점포가 796개로 13개(1.6%), 종사자가 1만9천569명으로 543명(2.9%) 증가했다.

여전사 가운데 리스사가 점포·인력 증가를 주도했다.

은행·보험·증권 등 주요 업권의 다운사이징 영향으로 전체 금융권의 점포는 643개(3.4%) 줄어든 1만8천431개, 임직원은 1천153명(0.3%) 줄어든 36만6천649명이다.
금융회사 점포 643개 폐쇄…은행·보험 6000명 짐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