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대통령 2·28 민주운동 기념식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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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대구 학생들의 외침이 숨죽여있던 민주주의를 깨웠다"며 "대한민국이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무너뜨린 첫 번째 역사를 쓴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야 그날의 의로운 몸짓을 국가기념일로 기리게 됐지만, 대구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늘 빛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2·28 민주운동 기념식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대구의 자랑스러운 2.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처음 치러지는 기념식입니다.
그 첫 기념식에 제가 대통령으로 기념사를 하게 됐으니 더 없는 영광입니다.
정치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행세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국민의 삶이 짓눌렸지만, 부패한 독재 권력은 마치 거대한 절벽 같아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58년 전의 오늘도 그런 시절 중의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곳 대구에서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외침이 오랫동안 온 나라를 가두고 있던 체념과 침묵을 깼습니다.
"우리는 정당하다.
정의는 살아있다.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빛들아" 대구의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엄혹했던 시절, 바위에 계란치기 같았을 최초의 저항, 하지만 학생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 용기와 정의감이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꾸어놓았습니다.
당시 한 신문은 "천당에서 만나자"는 결연한 악수를 나누고 헤어진 학생 대표들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 2·28 민주운동입니다.
대구 학생들의 외침이 숨죽여있던 민주주의를 깨웠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의 항거가 잇따랐습니다.
2.28 민주운동은 마치 들불처럼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번져갔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3.15 의거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무너뜨린 첫 번째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까마득한 시작이 2.28 민주운동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여정을 시작했고, 6월 민주항쟁으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냈으며, 촛불혁명으로 마침내 더 큰 민주주의에 도달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구 학생들에 의해 처음으로 타오른 민주화의 횃불이 얼마나 위대한 시작이었는지 되새기고 있습니다.
2.28 민주운동이 대구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역사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가기념일이 돼야한다는 대구시민들의 염원이 이제야 이렇게 실현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면서 2·28 민주운동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연대와 협력의 힘입니다.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었지만, 오랜 기간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민주화운동으로서 법적 정통성을 확보한 것도 50년만인 2010년에 이르러서였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우리 국민은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2.28 정신을 온전히 살려냈습니다.
그 연대와 협력의 바탕에는 2·28 민주운동과 5·18 민주화운동의 상호교류가 있었습니다.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와 광주가 2·28 민주운동을 함께 기념했습니다.
대구시민과 대구시, 지역 정치권이 추진해온 국가기념일 지정이 드디어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넓혀나갈 수 있었습니다.
2·28 정신은 대구를 한 마음으로 묶었고, 멀게 느껴졌던 대구와 광주를 굳게 연결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는 함께 헤쳐 나가야할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저는, 2.28 기념운동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그 도전들을 이겨나가는데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별히 대구시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채보상운동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신암선열공원 국립묘지 지정에 이어서 2·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그날의 의로운 몸짓을 국가기념일로 기리게 되었지만, 대구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늘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에서 독립유공자가 제일 많은 곳입니다.
대구경북은 민족항쟁의 본거지였습니다.
혁신유림과 항일의병운동, 독립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진 역사는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지금도 대구경북은 선비정신의 본거지입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선비정신은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움과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정신입니다.
그 정신이 2·28 반독재 민주운동을 낳았습니다.
이곳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90년을 뛰어넘어 IMF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낙동강 방어전선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보루가 되었던 곳도, 경제발전을 이끈 산업화의 본거지가 되었던 곳도 이곳 대구입니다.
대구는 이렇듯 자긍심 높은 도시입니다.
저는 오늘 이 기념식을 통해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의롭고도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온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이 더 높이 빛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의와 자유를 향한 대구의 기개와 지조가 잠자는 정신적 자산에서 깨어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현실의 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가 함께 가는 길, 국민이 함께 걷는 길이 민주주의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 그 길을 오늘 다시 다짐합시다.
2·28 민주운동유공자와 대구시민 여러분,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존경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2월 28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제야 그날의 의로운 몸짓을 국가기념일로 기리게 됐지만, 대구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늘 빛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2·28 민주운동 기념식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대구의 자랑스러운 2.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처음 치러지는 기념식입니다.
그 첫 기념식에 제가 대통령으로 기념사를 하게 됐으니 더 없는 영광입니다.
정치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행세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억압되고 국민의 삶이 짓눌렸지만, 부패한 독재 권력은 마치 거대한 절벽 같아서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58년 전의 오늘도 그런 시절 중의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곳 대구에서 용기 있는 외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외침이 오랫동안 온 나라를 가두고 있던 체념과 침묵을 깼습니다.
"우리는 정당하다.
정의는 살아있다.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빛들아" 대구의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엄혹했던 시절, 바위에 계란치기 같았을 최초의 저항, 하지만 학생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 용기와 정의감이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꾸어놓았습니다.
당시 한 신문은 "천당에서 만나자"는 결연한 악수를 나누고 헤어진 학생 대표들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운동, 2·28 민주운동입니다.
대구 학생들의 외침이 숨죽여있던 민주주의를 깨웠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의 항거가 잇따랐습니다.
2.28 민주운동은 마치 들불처럼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번져갔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3.15 의거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무너뜨린 첫 번째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까마득한 시작이 2.28 민주운동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여정을 시작했고, 6월 민주항쟁으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냈으며, 촛불혁명으로 마침내 더 큰 민주주의에 도달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대구 학생들에 의해 처음으로 타오른 민주화의 횃불이 얼마나 위대한 시작이었는지 되새기고 있습니다.
2.28 민주운동이 대구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역사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가기념일이 돼야한다는 대구시민들의 염원이 이제야 이렇게 실현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면서 2·28 민주운동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연대와 협력의 힘입니다.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었지만, 오랜 기간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민주화운동으로서 법적 정통성을 확보한 것도 50년만인 2010년에 이르러서였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우리 국민은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2.28 정신을 온전히 살려냈습니다.
그 연대와 협력의 바탕에는 2·28 민주운동과 5·18 민주화운동의 상호교류가 있었습니다.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와 광주가 2·28 민주운동을 함께 기념했습니다.
대구시민과 대구시, 지역 정치권이 추진해온 국가기념일 지정이 드디어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넓혀나갈 수 있었습니다.
2·28 정신은 대구를 한 마음으로 묶었고, 멀게 느껴졌던 대구와 광주를 굳게 연결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는 함께 헤쳐 나가야할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저는, 2.28 기념운동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그 도전들을 이겨나가는데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별히 대구시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채보상운동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신암선열공원 국립묘지 지정에 이어서 2·28 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그날의 의로운 몸짓을 국가기념일로 기리게 되었지만, 대구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늘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에서 독립유공자가 제일 많은 곳입니다.
대구경북은 민족항쟁의 본거지였습니다.
혁신유림과 항일의병운동, 독립운동으로 면면히 이어진 역사는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지금도 대구경북은 선비정신의 본거지입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선비정신은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움과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정신입니다.
그 정신이 2·28 반독재 민주운동을 낳았습니다.
이곳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90년을 뛰어넘어 IMF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낙동강 방어전선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보루가 되었던 곳도, 경제발전을 이끈 산업화의 본거지가 되었던 곳도 이곳 대구입니다.
대구는 이렇듯 자긍심 높은 도시입니다.
저는 오늘 이 기념식을 통해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의롭고도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온 대구시민들의 자긍심이 더 높이 빛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의와 자유를 향한 대구의 기개와 지조가 잠자는 정신적 자산에서 깨어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현실의 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가 함께 가는 길, 국민이 함께 걷는 길이 민주주의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 그 길을 오늘 다시 다짐합시다.
2·28 민주운동유공자와 대구시민 여러분,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존경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2월 28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