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실적 쇼크’로 급락했다.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회사 실적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8일 코스닥시장에서 1만400원(8.0%) 하락한 11만96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동반 순매도하며 낙폭을 키웠다. 주가 급락을 불러온 요인은 실적 악화다. 전날 이 회사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뒤 삼성증권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게 직격탄이 됐다.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 급락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9211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39억원으로 3.3% 줄었다. 순이익은 1606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해 매출은 6.3% 적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8%, 17.4%를 밑돌아 ‘어닝쇼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는 “작년 3분기(영업이익 403억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낸 데 이어 4분기(496억원)에도 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실적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는 기존 8만3000원을 유지했다. 이날 종가보다 낮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판매가격 인하에 따라 변동 원가가 상승했고 직접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느라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늘어난 게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는 통상 계절적 비수기”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완제품 공정 개선 요구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항암치료제(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시장 판매 허가 시점이 올 2분기에서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삼성증권이 투자의견을 낮춘 요인 중 하나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84.9배, 올해 예상치는 78.9배로 주가가 실적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올해부터 도입해야 하는 새 국제회계처리기준(IFRS15)을 지난해 실적부터 미리 적용하다 보니 실적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존 방식대로 회계처리를 했다면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 달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급락으로 코스닥지수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6.95포인트(1.94%) 떨어진 857.06에 장을 마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