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가 27일 부산과 울릉도 주변 상공을 비행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 중국 군용기가 우리 영해(약 25㎞)에 근접비행한 것은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34분께 중국 국적의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했다”며 “이후 오전 11시께 부산 동남방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틀어 해안선으로부터 약 40노티컬마일(약 74㎞) 부근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울릉도 서북방 약 30노티컬마일(약 56㎞)까지 북상한 뒤 오전 11시34분께 기수를 남쪽으로 전환해 진입한 경로를 따라 오후 2시1분 KADIZ를 최종 이탈하는 이례적인 정찰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주변 상공을 지나 일본 쪽으로 우회하는 비행을 해왔다.

우리 군당국은 이 군용기를 Y-9 정찰기로 추정했다. KADIZ 진입부터 이탈까지 총 비행 시간은 4시간27분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도 서남방에서 중국 군용기 2대가 추가로 식별됐으나 KADIZ에는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의 영해 근접비행을 이례적인 정찰활동으로 평가하고 F-15K와 KF-16 등 전투기 10여 대를 순차적으로 출격시켜 대응했다.

중국 측은 핫라인을 통해 군용기의 비행목적을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답변했다. 우리 정부는 국방부와 외교부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할 계획이다. 올 들어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지난달 29일에 이어 두 번째다.

국방부는 이날 두농이 주한 중국대사관 국방무관을 초치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엄중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