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논란' 이윤택·오태석·고은, 작년 지원금 8억6천만원 받았다
문화예술계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번지는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과 연극 연출가 이윤택·오태석 씨에게 지난해 8억6700만원의 정부 예산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곽상도 의원(자유한국당)은 27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성추문 문화예술인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 내역’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여섯 차례에 걸쳐 총 4억4600만원, 오씨는 일곱 차례에 걸쳐 4억87만원, 고 시인은 두 차례에 걸쳐 2100만원과 7개 작품에 대한 출판·번역을 지원받았다.

이씨는 올해에도 문화예술위원회의 노인시설 순회사업 공모에서 연극 ‘산 넘어 개똥아’에 대한 예산 지원을 신청했다고 곽 의원은 밝혔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간문화재 하용부 밀양연극촌장도 문화재청으로부터 17년간 약 2억원의 전승지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올해부터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일체의 예산 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예위도 향후 문예진흥기금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원 신청자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원사업 선정에서 배제하고 지원을 취소하는 등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한편 미투 운동 이후 배우 조민기 조재현 한명구 등 대부분 문화계 인사들이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극구 부인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공연 커뮤니티에는 “유명 뮤지컬 배우 A씨에게 2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A씨가 관람료가 비싼 공연을 보여준 뒤 이를 빌미로 식사 자리나 술자리를 만들었고 여기서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이 폭로 글은 현재 지워졌다. 지난 26일 한 여성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배우 오달수에게 과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오씨 측은 “사실무근으로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마지혜/양병훈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