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K3·아반떼… 준중형車 '왕좌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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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 7년 만에 완전변경
디자인 날렵해지고 주행성능 개선
K3, 호랑이코 형상 그릴 인상적
연비도 L당 15.2㎞로 경차 수준
아반떼는 여전히 건재
디자인 날렵해지고 주행성능 개선
K3, 호랑이코 형상 그릴 인상적
연비도 L당 15.2㎞로 경차 수준
아반떼는 여전히 건재
생애 첫 차 시장을 주름잡던 준중형 차량들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준중형 해치백(후면이 납작한 5도어 차량)인 신형 벨로스터를, 기아자동차는 신형 준중형 세단 K3를 내놓았다. 높은 연비와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무장한 K3와 파격적인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운 벨로스터가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준중형차 시장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준중형 세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도 건재하다.
◆생애 첫 차 자리 놓쳤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애 첫 차의 대명사는 준중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이 이어진 결과다. 소비자는 소형 SUV를 준중형 세단의 장점(작은 차체, 뛰어난 연비 등)과 SUV의 장점(높은 시야)을 더한 차종으로 인식했고, 준중형 세단 대신 소형 SUV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반떼와 K3, 한국GM 크루즈, 르노삼성자동차 SM3 등 국내 준중형 ‘빅4’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나란히 줄었다. 4개 차종의 전체 판매량은 12만7660대로 2016년 15만48대에 비해 14.9%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업체가 판매한 소형 SUV는 10만4936대에서 13만5422대로 약 29% 늘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와 준중형 세단의 주 고객층은 거의 겹친다”며 “과거 준중형 세단의 주요 고객이던 20~30대 직장인이 소형 SUV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1위 아반떼만 해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6% 줄었다. 대수를 기준으로 하면 1만대 가까이 감소했다. K3 역시 8495대 감소했다. SM3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크루즈가 선방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크게 미달했다. 한국GM은 지난해 크루즈 1만554대를 파는 데 그쳤다. 2016년과 비교하면 2.7% 줄었다. 감소폭은 빅5 가운데 가장 작았지만 판매량은 아반떼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9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해였다. 차량 판매량은 일반적으로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해와 그 이듬해 크게 늘어난다. 출시 초반부터 고가 논란에 시달린 게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준중형 해치백 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현대차 i30와 벨로스터 등 준중형 해치백은 한동안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장 판도 어떻게 되나
올해는 분위기가 바뀔 전망이다. 준중형 세단 판매량 1위인 아반떼는 건재하고, 신형 준중형 차량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판도가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매량 1위 아반떼의 승승장구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5677대가 팔렸다. 비수기임에도 지난해 평균(6988대)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판매량(5064대)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다. 설 연휴가 지난해엔 1월이었고 올해는 2월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3는 경차급 연비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무기로 준중형 세단 1위를 노린다. 기아차는 지난 13일 ‘올 뉴 K3’ 보도발표회를 열고 사전계약을 시작했으며 지난 27일 정식 출시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올 뉴 K3’는 6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역동성에 볼륨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해 ‘고급 다이내믹 세단’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전면부는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그릴과 엑스(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이 적용됐다. 측면부를 보면 매끈하게 이어지는 쿠페형 라인이 강조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 등으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공식 인증 연비는 L당 15.2㎞다. 기존 K3 모델에 비해 약 10% 개선됐다. 경차인 모닝(L당 15.4㎞)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부모델별 판매 가격은 △트렌디 1590만~1610만원 △럭셔리 1810만~1830만원 △프레스티지 2030만~2050만원 △노블레스 2220만~2240만원으로 책정됐다.
벨로스터 완전변경 모델도 7년 만에 나왔다. 디자인은 날렵해졌고 주행성능은 대폭 개선됐다. 왼쪽에는 문이 하나, 오른쪽에는 두 개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은 이어졌다. 신형 벨로스터는 1.4터보와 1.6터보로 나뉘어 출시됐다. 1.4터보의 연비는 L당 13.1㎞이며, 최대 토크 24.7㎏·m의 힘을 발휘한다. 1.6터보는 수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한다. 버튼 하나로 재생 중인 음악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운드하운드’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가격은 2135만~2430만원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도 올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크루즈는 단종이 불가피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크루즈를 생산하는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크루즈 수요가 어느 모델로 갈지도 관심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준중형 세단과 해치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 전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소형 SUV에 뺏긴 수요를 얼마나 되찾아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애 첫 차의 대명사는 준중형 세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이 이어진 결과다. 소비자는 소형 SUV를 준중형 세단의 장점(작은 차체, 뛰어난 연비 등)과 SUV의 장점(높은 시야)을 더한 차종으로 인식했고, 준중형 세단 대신 소형 SUV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반떼와 K3, 한국GM 크루즈, 르노삼성자동차 SM3 등 국내 준중형 ‘빅4’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나란히 줄었다. 4개 차종의 전체 판매량은 12만7660대로 2016년 15만48대에 비해 14.9%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업체가 판매한 소형 SUV는 10만4936대에서 13만5422대로 약 29% 늘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와 준중형 세단의 주 고객층은 거의 겹친다”며 “과거 준중형 세단의 주요 고객이던 20~30대 직장인이 소형 SUV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1위 아반떼만 해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6% 줄었다. 대수를 기준으로 하면 1만대 가까이 감소했다. K3 역시 8495대 감소했다. SM3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크루즈가 선방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크게 미달했다. 한국GM은 지난해 크루즈 1만554대를 파는 데 그쳤다. 2016년과 비교하면 2.7% 줄었다. 감소폭은 빅5 가운데 가장 작았지만 판매량은 아반떼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9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해였다. 차량 판매량은 일반적으로 완전변경 모델이 나온 해와 그 이듬해 크게 늘어난다. 출시 초반부터 고가 논란에 시달린 게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준중형 해치백 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현대차 i30와 벨로스터 등 준중형 해치백은 한동안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장 판도 어떻게 되나
올해는 분위기가 바뀔 전망이다. 준중형 세단 판매량 1위인 아반떼는 건재하고, 신형 준중형 차량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판도가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판매량 1위 아반떼의 승승장구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5677대가 팔렸다. 비수기임에도 지난해 평균(6988대)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판매량(5064대)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다. 설 연휴가 지난해엔 1월이었고 올해는 2월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3는 경차급 연비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무기로 준중형 세단 1위를 노린다. 기아차는 지난 13일 ‘올 뉴 K3’ 보도발표회를 열고 사전계약을 시작했으며 지난 27일 정식 출시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올 뉴 K3’는 6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역동성에 볼륨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해 ‘고급 다이내믹 세단’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전면부는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그릴과 엑스(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이 적용됐다. 측면부를 보면 매끈하게 이어지는 쿠페형 라인이 강조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40㎜, 전폭 1800㎜, 전고 1440㎜ 등으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공식 인증 연비는 L당 15.2㎞다. 기존 K3 모델에 비해 약 10% 개선됐다. 경차인 모닝(L당 15.4㎞)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부모델별 판매 가격은 △트렌디 1590만~1610만원 △럭셔리 1810만~1830만원 △프레스티지 2030만~2050만원 △노블레스 2220만~2240만원으로 책정됐다.
벨로스터 완전변경 모델도 7년 만에 나왔다. 디자인은 날렵해졌고 주행성능은 대폭 개선됐다. 왼쪽에는 문이 하나, 오른쪽에는 두 개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은 이어졌다. 신형 벨로스터는 1.4터보와 1.6터보로 나뉘어 출시됐다. 1.4터보의 연비는 L당 13.1㎞이며, 최대 토크 24.7㎏·m의 힘을 발휘한다. 1.6터보는 수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한다. 버튼 하나로 재생 중인 음악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운드하운드’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가격은 2135만~2430만원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도 올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크루즈는 단종이 불가피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크루즈를 생산하는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크루즈 수요가 어느 모델로 갈지도 관심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준중형 세단과 해치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 전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소형 SUV에 뺏긴 수요를 얼마나 되찾아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