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사령관'의 작전명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사진)가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산 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대미(對美) 수출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26일 한화큐셀에 따르면 김 전무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태양광 전시회인 ‘PV 엑스포 2018’에 참가한다. PV 엑스포는 16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7만여 명이 관람하는 일본 최대 태양광 전시 행사다. 중국 SNEC, 독일 인터솔라 유럽, 미국 SPI와 함께 ‘세계 4대 태양광 전시회’로 꼽힌다.

김 전무는 전시회 기간에 세계 40여 곳의 한화큐셀 법인장들을 소집해 글로벌 전략회의도 연다. 30%에 달하는 관세 부과로 세계 2위의 태양광 시장인 미국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일본과 유럽, 중동시장 공략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큐셀은 이번 전시회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의 부스를 차리고 기존 제품보다 출력을 최대 20% 높인 ‘큐피크 듀오’ 모듈을 공개한다. 일본 정부가 2020년부터 추진하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정책을 겨냥해 주택용 제품인 큐홈도 선보인다. 일본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가정용 전력을 자급하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주택용 태양광 모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큐셀은 일본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 전무는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의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데도 힘을 모으고 있다. 한화는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부터 셀·모듈(한화큐셀)과 발전소(한화에너지)까지 태양광 사업의 수직 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 태양광 시장 규모를 키우고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게 김 전무의 구상이다. 한화큐셀이 지난해 12월 터키에 유럽 최대 규모의 태양광 제품 공장(잉곳·웨이퍼·셀·모듈)을 짓고,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1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화에너지도 지난달부터 미국 텍사스주에서 236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