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학생이 그 주인공입니다.”

충남 천안의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총장 김기영·사진)은 23일 이색 학위수여식을 연다. 졸업식이 열리는 담헌실학관 입구엔 레드카펫이 놓이고 가족의 손을 잡은 학생들은 고적대의 축하를 받으며 입장한다. 로비에는 핑거푸드 케이터링이 자리하고 한쪽엔 기념사진 촬영장이 마련된다. 영화제나 고급호텔 연회장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다. 행사장인 대강당도 여느 졸업식장과는 다르다. 총장과 교수가 차지했던 무대는 ‘가족지정석’으로 바뀌었다.

올해로 3년째 열리는 이색 졸업식은 김기영 코리아텍 총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김 총장(63)은 “2016년부터 ‘가족 섬김 졸업식’을 마련했다”며 “학생과 그들을 뒷바라지한 가족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역시 주인공인 학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리아텍은 이론과 실험실습 교육의 비율을 5 대 5로 구성했다. 학생들은 이론을 배운 다음 실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전공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다. 실험실습장비가 갖춰진 100여 개의 실습실(LAB)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졸업작품도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로봇 자동차 컴퓨터 등을 만든다. 인적자원개발(HRD)을 부전공으로 배우기 때문에 산업현장에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인재육성 방법도 익힌다. 김 총장은 “학기당 등록금은 238만원(공학계열)인데 등록금의 83%에 해당하는 금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고 기숙사 수용률도 70%나 된다”며 “학생 눈높이에 맞춘 교육과정은 높은 취업률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가 지난달 발표한 대학 취업률에서 85.1%를 기록해 전국 1위에 올랐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64.3%)보다 20.8%포인트 높다. 2010년부터 7년간 1위를 다섯 번이나 차지했다. 취업분포에서도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60%에 육박한다. 김 총장은 “이런 성과는 코리아텍만의 특성화된 공학교육 모델 덕분”이라며 “교육환경 학생복지 취업률이 모두 연계돼 시너지를 낸다”고 강조했다.

코리아텍은 대학과 산업현장 간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모델을 구축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2년부터 시행한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IPP)가 원동력이 됐다. IPP는 3~4학년 학생들이 전공과 연계된 기업에서 4~10개월간 실무경험을 쌓는 제도다. 김 총장은 “학생도 실무를 경험할 수 있어 좋고 기업도 우수 인력을 검증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IPP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일반 학생의 취업률보다 5.3%포인트 높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올해부터 스마트팩토리(자동화 공장), 지능형자동차, 스마트에너지, 드론 등의 교과목을 신설해 4차 산업혁명 주인공인 학생들의 융·복합 역량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