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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업체' 교원·웅진이 정수기 사업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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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판매 네트워크'의 힘
    이질적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 높아
    저출산 탓 학령인구↓ '사업다각화'
    장평순(교원·왼쪽) 윤석금(웅진) 회장. / 사진=한경 DB
    장평순(교원·왼쪽) 윤석금(웅진) 회장. / 사진=한경 DB
    학습지 ‘빨간펜’과 ‘구몬학습’으로 친숙한 교원그룹은 지난해 매출 1조3162억원의 90%를 이들 교육부문 사업에서 올렸다. 10년 만인 작년 12월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장평순 회장은 교원의 변화를 예고했다. “세상에 없는 생활가전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포부였다.

    교원을 교육업체로만 아는 대중은 고개를 갸웃했겠지만 교원은 비교육부문 사업도 꽤 있다. 정수기(교원웰스)와 상조(교원라이프)가 대표적. 매출 2조원을 중장기 목표로 잡은 교원은 10% 내외인 비교육부문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늘어나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비교육사업에서 내겠다는 것이다.

    어린이 도서 판매로 성장한 웅진그룹도 ‘정수기 렌털의 원조’ 윤석금 회장이 올해 렌털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약속한 “5년간 렌털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이 풀리자마자 다시 뛰어든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정수기 렌털 등 교육업체의 생활가전 부문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교육과 거리가 먼 분야에 투자하는 데는 ‘방문판매(방판) 네트워크’란 공통점이 숨어있다. 교원은 학습지 교사인 구몬선생님, 교원 에듀플래너 인력이 2만여명에 달한다. 정기적으로 가정을 직접 방문해 집안 사정을 훤히 아는 인력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웅진 역시 자타공인 방판에 뛰어난 업체다.

    학습지, 어린이 도서전집 같은 기존 아이템과 연관성 없는 생활가전 부문 강화 방향이 의외로 보이지만 방판 네트워크를 열쇳말로 넣으면 궁금증이 풀린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업 콘텐츠는 이질적이라도 방판 네트워크 활용이란 측면에선 동질적”이라고 설명했다.

    방판 영업방식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온라인 유통 시대에도 여전히 강점이 있다. 고객과의 신뢰관계와 정보력에 기반한 맞춤형 판매가 차별화 요소다.

    방판을 통해 예컨대 어떤 집이 차량을 바꿀 때가 됐는지, 바꿀 만한 여력은 있는지, 선호하는 차량은 무엇인지 따위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이 교수는 “자녀가 많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구매 가능성이 높다든지 하는 세세한 집안 형편은 온라인상으로는 알기 어렵다. 면대면 만남이 지속되면 이 같은 구체적이고 풍부한 마케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원 관계자는 “학습지·전집 같은 교육상품, 정수기·비데 등 생활가전은 일회성 판매상품이 아니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고객과 맺는 신뢰관계에 바탕한 입소문 효과도 크게 작용한다”고 귀띔했다.

    교육업체들의 비교육부문 진출은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다각화 측면도 있다.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 감소(고교 졸업자 2013년 63만명→2023년 40만명)가 가시화됐다. 교육부문에서도 각종 스마트기기와 에듀테크 접목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고객 수요 급감 탓에 사업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눈높이’ 학습지와 중국어교육 브랜드 ‘차이홍’ 방문교사 약 4300명을 보유한 대교그룹은 교원·웅진과 다른 전략을 취했다. 방문교육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평가의 러닝(learning)센터 강화에 힘 쏟고 있다. 방문교사 인력도 이전보다 줄었다. 대교 측은 “교육부문에 집중하자는 기조”라고 전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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