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 8승 1패 '압도적'
한국, 러시아·덴마크 완파
예선 1위 확정, 일본과 23일 4강전
"마늘소녀 대신 예쁜 별명 원해"
마늘로 유명한 의성 출신 선수들
외신에서도 '갈릭걸스' 애칭 붙여
전원 김씨…'팀 킴'으로 부르기도
경기 때마다 외치는 "영미!"
인터넷서 각종 패러디 봇물
일찌감치 4강을 확정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은 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모두 기권승으로 따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1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8차전에서 OAR팀을 11-2로 완파했다. 한국은 1~3엔드 연속으로 3점씩 스틸(선공 팀이 득점)하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6엔드에서 기권승을 거뒀다. 뒤이어 열린 9차전에선 덴마크를 7엔드에서 9-3으로 꺾었다. 최종 예선 성적은 8승1패, 단독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3일 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하게 패를 안긴 일본과 설욕전을 치른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맹활약하면서 아이돌그룹 걸스데이에 빗대 ‘컬스데이’로 불리며 ‘컬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영미!” 외치는 김은정 >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주장 김은정(왼쪽)이 21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팀과의 경기에서 스톤을 던지며 “영미!”라고 외치고 있다. 리드 김영미(오른쪽)의 이름인 “영미!”는 주장 김은정이 김영미에게 ‘스위핑 해달라’는 의미로 경기마다 목청껏 외쳐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갈릭걸스보다 예쁜 별명 지어주세요”
약체라는 세간의 평가를 깨고 예선 1위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친 컬스데이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21일 기준 1주일 동안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컬링 관련 글은 5940개에 달한다. 주요 커뮤니티에선 OAR팀과의 경기를 마친 뒤 올라온 글만 수백 개였다. 선수마다 별명도 생겼다. 네티즌은 김은정에게 ‘안경선배’, 김선영에게 ‘안경동생’이라는 애칭을 지어줬다. 김은정이 경기 중 스위퍼인 친구 김영미를 목이 터져라 불러서 “영미!”라는 이름을 응원하는 모두가 알게 됐다. “영미 기다려”는 스위핑을 잠시 멈추라는 뜻이고, “영미 더더더”는 스위핑하라는 의미다. 차분하게 부르면 ‘준비하라’는 뜻이고, 안 부르면 김선영이 닦는다. 김은정이 경북지역 어감을 담아 김선영을 부를 때 쓰는 “선녕이!”도 있다.
국내외 언론들은 ‘깜짝 스타’ 컬링팀에 갖가지 애칭을 붙였다. ‘갈릭걸스’(WSJ, ESPN) ‘의성 마늘 소녀’(WSJ) ‘팀 킴’(WSJ) 등이다. ‘팀 킴’은 선수 전원이 김씨인 데다 감독 또한 김씨(김민정)여서 붙은 별명이다. 마늘을 콘셉트로 한 레스토랑 ‘매드 포 갈릭(Garlic)’에 빗댄 ‘매드 포 컬링’,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마드리드 별명인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에 빗댄 ‘갈릭티코’란 표현도 있다. 선수들은 “갈릭걸스보다 예쁜 별명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며 “애칭 지어주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라도 해달라”고 한 언론사에 부탁했다.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관중들이 피켓을 들고 여자 컬링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컬링의 요람’ 된 의성군
컬스데이를 배출해낸 경북 의성 주민들은 만사 제쳐놓고 컬링에 푹 빠졌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스위핑’ 같은 기본 용어는 물론 ‘블랭크 전략’ 같은 컬링 전략을 알고 있다. 김은정의 고향 마을 입구엔 응원 현수막이 내걸렸다. 컬스데이 멤버들이 나온 의성여고 컬링부 안정연 양(고3)은 “올림픽 무대에서 선전하는 선배들이 자랑스럽다”며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에는 나도 출전할 수 있도록 기량을 갖추겠다”고 했다.
의성은 컬링의 메카가 됐다. 2006년 의성군 등이 31억원을 들여 세운 전용 컬링센터는 때마침 인구 5만 명의 도시에서 놀 거리를 찾지 못하던 학생들의 놀이터가 됐다. 김영미·김은정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당시 중2 학생이던 김경애는 취미 삼아 컬링을 즐기는 언니 김영미에게 심부름을 하러 갔다가 컬링에 푹 빠졌다. 김경애의 친구 김선영은 김경애가 칠판에 ‘컬링할 사람’이라고 써놓은 걸 보고 입문하게 됐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에 출전한 장혜지도 의성 출신이다. 장혜지는 “야간 자율학습을 안 하는 게 너무 좋아서…. 가끔 수업도 빠지고 그게 너무 좋아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김은정 등 컬링 여자대표팀을 비롯해 대한민국 선수의 90% 정도가 의성지역 출신이다. 경북에서 선수로 등록한 컬링 선수는 초·중·고등부와 일반부 54명이다.
경북 컬링이 이번 올림픽에서 큰 관심을 받기까지는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김민정 컬링 여자대표팀 감독의 아버지인 김 부회장은 대학교수로 재직할 당시 캐나다를 찾았다가 ‘돈은 적게 들면서도 영리한 한국인에게 적합하다’고 보고 컬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경북체육회 컬링팀과 훈련장 모두 김 부회장이 주도해 이뤄낸 성과다. 박의식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의성을 중심으로 가족과 친구, 선후배가 방과 후 수업 등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으나 그동안 비인기 종목이라 투자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매년 컬링 강국인 캐나다에 전지훈련을 보냈고 선수단도 올림픽에서 큰일을 내자고 의기투합했는데 끝까지 선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셔틀콕 황제’ 안세영(23)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제패하며 세계 최강임을 또 한 번 입증했다.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8)로 누르고 우승했다. 32강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 16강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를 차례로 제압한 안세영은 왕즈이마저 제압하고 올해 들어 20연승을 이어갔다.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차례로 제패한 안세영은 전영오픈에서도 2년 만에 시상대 맨 위에 서서 올해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전영오픈은 1899년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대회로, 안세영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무대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강’으로 공인된 그가 본격적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 2023년 이 대회였다. 이후 굵직한 대회를 잇달아 제패하며 상승세를 탄 안세영은 같은 해 7월 야마구치를 끌어내리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단식 선수로는 처음 우승하는 역사를 썼고, 약 한 달 뒤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이후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8월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석 달 뒤 중국 마스터스에서도 우승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이날 안세영은 오랜만에 허벅지에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섰다. 앞서 4강전 2게임 도중 허벅지 통증을 느
김시우(30)에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달러)은 특별한 무대다. 2017년 이 대회에서 21세의 나이로 투어 첫 승을 거두며 이 대회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올해 다시 한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했다. 최종 라운드가 열린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 1개 홀을 남기고 1오버파를 기록 중이던 김시우는 마지막 9번홀(파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핀까지 거리는 약 18m. 김시우는 웨지로 공을 높게 띄워 올렸고, 멋진 로브샷 궤적을 그린 공은 몇 차례 굴러 홀에 빨려 들어갔다. 칩인 이글이 성공하자 김시우는 클럽과 모자를 던지고 공중에 발차기를 하며 기쁨을 표시했다. 현지 해설자는 “이 대회 최연소 챔피언 김시우가 소그래스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 이글로 김시우는 전날 공동 62위에서 공동 38위로 도약했다.‘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지만 당시엔 어느 정도의 영광인지 실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승 뒤 이어진 세리머니 때문에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이코노미석으로 집에 돌아갔다. 옆자리 승객이 “어제 플레이어스에서 우승한 선수 아니냐”며 그를 알아봐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올해로 10년 차, 김시우의 위상도 달라졌다. 투어 통산 4승으로 한국인 최다승 보유자 최경주(8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거뒀다. 최근 출연한 팟캐스트에서는 “메이저 대회 가운데 디오픈이 욕심난다”며 “공이 수십 야드씩 구르는 코스여서 멀리 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
한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리빙 레전드' 신지애(37)가 올 시즌 두산건설 로고를 가슴에 달고 대회에 나선다.두산건설은 한국골프 레전드 신지애와 서브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지애는 11년 만에 국내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두산건설은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투어에서 65승을 쌓은 레전드와 뜻깊은 동행을 하게 됐다.올해로 프로 데뷔 20년째, 기복 없는 플레이로 성장을 거듭해 온 신지애는 ‘꾸준함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는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상 및 상금왕, 한국 선수 최초 세계랭킹 1위 등 화려한 기록을 세운 뒤로도 슬럼프 없이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왔다. 신지애가 달성한 통산 65승은 한국 남녀 프로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이며, 지난 9일에는 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2위를 차지하며 JLPGA 통산 상금 1위에 올랐다. JLPGA 투어에 전념한 지 11년 만의 대기록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신지애 선수의 안정적인 플레이와 끝없는 도전 정신은 골프 팬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며 “이번 후원을 통해 선수와 기업, 그리고 두산건설 We’ve 골프단 소속의 후배 선수들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두산건설은 2023년 골프단을 창단하고, 같은 해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을 신설하며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은 유현주, 유효주, 박결, 김민솔, 임희정 5인 체제로 2년간 운영되었으며, 최근 모든 선수와 재계약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이율린과 박혜준을 추가 영입하며 의리와 실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