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원내대표, 중진회의 첫 주재…대상자의 25%만 참석
홍준표 "회의가 없어서 소통 못 하는 것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21일 국회에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지만, 내부 갈등상만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진의원 상당수가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홍 대표가 아닌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재했다.

중진의원들이 최근 홍 대표에게 지난 6개월 동안 중단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다시 열 것을 공개 요구하고, 홍 대표가 이를 거절하자 김 원내대표가 중재자로 나서 이번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의원은 전체 20명 가운데 강길부 김재경 신상진 이군현 주호영 의원 등 5명(25%)에 불과했다.

특히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주장하며 1·2차 성명에 이름을 올린 심재철·이주영·정갑윤·나경원·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7명은 모두 불참했다.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 주재로 '급'을 낮춘 데 대한 강력한 항의의 표현인 셈이다.

사실 당 대표 주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당 운영 방안에 대해 회의체지만, 원내대표 주재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는 원내전략을 논의하는 회의체여서 두 회의의 기본 성격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한국당은 그동안 원내대표 주재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한 전례가 없다.

일각에서 홍 대표가 중진의원들의 '쓴소리'를 듣기 싫어 당의 오랜 관행인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지 않고 대신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로 대체했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당 '중진없는 중진회의'… "洪 분열적 리더십" 반발
이날 회의에서도 홍 대표가 당내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상진 의원은 "홍 대표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소통이 부족하다"며 "대화를 하지 않으면 한국당 이미지에 역효과가 난다.

당 대표가 앞장서서 소통해 난국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군현 의원은 "홍 대표가 더 많은 경청을 하면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고쳐야 할 것은 고치고,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에는 이러이러해서 온당하지 않다고 말하면 당이 더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 의원은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된 데 대해 상당히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이보다 진전된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회의 불참 중진의원들은 회의 자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 중진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라면 당을 화합시킬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편 가르기를 하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면 욕을 하면서 분열적인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며 "원내대표 주재 회의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많은 중진의원이 소통할 수 있는 회의체를 만들어준 데 대해 고맙다는 말을 했다"며 "앞으로 원내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내대표는 '언제 홍 대표 주재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하느냐'는 질문에는 "당 대표가 일정을 소화한 뒤에 여건이 되는 대로 중진의원과 미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부 몇몇 중진의원들이 당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형태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그것이야말로 구태고, 완장을 찬 중진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홍 대표는 중진연석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외식산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가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고 (당 대표와의 소통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 자기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합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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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