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쇼 준비 2주면 충분… 기술적으론 수천 대도 문제없죠"
“드론 수는 당초 1000대였지만 더 가능하다고 판단해 1218대로 늘렸습니다. 기술적으로 수천 대의 드론쇼도 가능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백미 중 하나인 ‘드론쇼’를 총괄한 인텔 드론 라이트쇼 책임자 나탈리 청(31·사진)은 14일 강원 강릉 인텔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드론 비행은 프로그래밍을 통해 움직임을 미리 입력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드론도 한 사람의 파일럿이 통제할 수 있다”며 “드론쇼는 기술과 예술의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개회식 후반부에 녹화 중계한 드론쇼는 TV로 개회식을 지켜본 시청자의 탄성을 자아냈다. 1218개의 드론이 겨울 밤하늘을 무대로 자유자재로 군무를 펼치면서 키 100m짜리 스노보드 선수와 오륜기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날 드론쇼는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나탈리 청은 “촬영할 때는 기네스 세계기록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해 드론 수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개회식 당일에 드론쇼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선 “1218대의 드론을 띄울 충분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바람이라는 변수도 있었다”며 “강원도는 바람이 정말 강하다”고 설명했다.

드론쇼에 사용된 드론은 인텔이 라이트 쇼를 위해 LED 조명을 장착해 제작한 ‘슈팅스타’라는 모델이다. 슈팅스타는 라이트 쇼를 위해 플라스틱 및 폼 프레임으로 제작한 드론으로, 무게가 330g에 불과하다. 특히 ‘실시간 운동(RTS) GPS’라는 기술로 드론 한 대 한 대가 바람이 부는 하늘에서도 150㎝ 정도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조종할 수 있다. 또한 LED 조명으로는 40억 종류의 색 조합을 연출할 수 있다. 나탈리 청은 “2.5㎓ 주파수로 중앙통제센터와 드론이 잔여 배터리 양, 고장 여부 등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며 “데이터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5G를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3~5분짜리 드론쇼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2주 정도다. 그는 “드론의 움직임과 스토리가 얼마나 복잡하냐에 따라 다르지만 2주에서 길어도 한 달이면 충분히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