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 87% "명절 하루 자율영업했으면…"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업주의 약 40%는 연중무휴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점주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65.7시간으로 일반 자영업자(평균 48.3시간)보다 17시간 이상 많았다. 이들의 평균 식사시간은 15.6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편의점 사업주 951명을 대상으로 한 근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년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비율은 93.1%에 달했다. 점주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다른 자영업자보다 37%(17.4시간) 더 길었다. 주당 70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48.8%였다. 현행 근로기준법이 허용하는 근로자의 최대 근로시간은 주당 68시간이다. 편의점주 두 명 중 한 명은 법정 근로시간(근로자 기준)을 초과해 일하고 있는 셈이다. 매주 90시간 이상 일한다는 점주는 13.8%였다. 주말도 없이 하루평균 13시간 편의점에 매여있다는 얘기다. 휴무일은 월평균 2.4일이었다. 편의점주 37.9%는 쉬는 날이 아예 없다고 답했다. 식사시간은 평균 15.6분으로 매우 짧았다.

편의점주들의 가장 큰 부담은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이었다. 응답자의 82.3%는 지난해 추석 때도 정상 영업하는 등 명절이나 개인 경조사를 잘 챙기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24시간 영업 여부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의 계약 형태에 따라 정할 수 있지만 사실상 본사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각각 1만 개가량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CU와 GS25는 약 85%가 365일 24시간 영업하고 있다.

편의점주들은 심야시간 및 명절 자율 영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2%, ‘명절 당일 자율영업에 찬성한다’는 답은 86.9%였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소비자는 편의점 휴일·심야영업이 편리하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환경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