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괴리율이란 ETF가 담고 있는 주식의 순자산가치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간 차이를 말한다. 괴리율이 벌어졌다는 건 ETF가 실제 가치와 동떨어진 가격에 거래된다는 의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괴리율이 1%를 넘었다고 공시한 ETF는 이달(1~12일) 기준 59개였다. 지난달 전체 공시건수(37개)를 뛰어넘었다. ETF는 여러 주식을 묶어 거래하기 때문에 괴리율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100개 종목을 한 바구니에 넣어 사고팔면 각각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거래자는 특정 시점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100개 종목의 주가를 전부 더한 가격이 1000만원이라고 했을 때 999만원이나 1001만원에 매매가 체결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괴리율은 ±0.1%다.

ETF 괴리율이 커지는 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주식 묶음의 가치를 측정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스닥150 레버리지ETF의 장중 괴리율은 지난주 3%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ETF 거래 시 유동성공급자(LP)로 불리는 증권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물량을 사주거나 팔아주면서 괴리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하지만 증시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증권사들이 거래를 중개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정 ETF의 괴리율이 지나치게 커지면 투자자들이 해당 ETF가 구성 종목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주저할 수 있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은 ETF는 증시 급등락기에 제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