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서울교육청 연수에서 선배 교사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서울교육청과 신규임용예정교사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지역 신임 중등교원 연수에서 서울 사립고 교사 A씨는 남성 신규교사들을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한 뒤 “주변을 둘러봐라. 남교사들은 연수기간 동안 최소한 8명의 여교사들과 데이트를 해야 한다. 밥값은 남교사가 내라” 등의 발언을 했다. “부부교사가 최고”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당시간은 교직단체에 대한 홍보시간이었다. A씨는 한국교원노동조합(한교조) 홍보를 위해 연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육청과 교직단체간 단체협약에 따라 각 교직단체들은 신규임용 후보자를 대상으로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날은 4개 단체가 각 15분씩 연단에 올랐다.

이 자리에 있었던 임용예정 교사인 B씨는 “남교사에게 ‘여교사를 동료교사가 아닌 결혼후보로 보라’고 하는 꼴”이라며 “남자들도 불쾌하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용예정교사 C씨 역시 “마치 남교사가 여교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렸다”며 “‘미투(#MeToo)운동’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등 성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배 교사로부터 차별적 발언을 듣게 돼 화가 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발언으로 인해 단 한명이라도 불쾌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며 “다만 교사 배우자가 교직생활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료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전에 교직단체에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성차별, 인권침해 등의 발언을 금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면서도 “모든 발언을 확인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7일부터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2018학년도 중등 신규임용예정교사 900여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 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