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평창외교전'… 문 대통령, 北美 '중재외교'에 시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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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에 "이 기회 놓지지 말라" 북미대화에 호응 주문
김여정 매개로 김정은과 '간접대화'하며 "대화의 장 나오라"
중국에는 '지렛대' 역할 기대…유엔·獨에 '측면지원' 촉구
"기대했던 것보다 판이 훨씬 더 커졌다"(청와대 고위관계자)
평창동계올림픽을 무대로 북미가 사실상 '최고위급' 외교전에 나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보일 '중재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8일 방한하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분신'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9일 방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평창올림픽 개막이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좌우할 뜨거운 외교의 무대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보려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가장 큰 대립축인 워싱턴과 평양이 대화의 접접을 찾도록 중재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가 서로를 향한 기존의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는 식의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압박 기조를 확인했지만, 워싱턴에서는 "지켜볼 것"(We'll see)라는 메시지가 연이어 발신되고 있다.
북한도 외무성 당국자의 입을 빌어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자체가 대화로의 국면전환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측으로부터 나오는 복잡한 반응은 결국 북미 양측이 평창 참가에 앞서 서로의 의중을 떠보는 고도의 신경전 성격이 짙어 보인다.
여기에는 북미 양측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상황관리'가 어려워지고 외교적 출구도 찾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양측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적절히 '체면유지'를 하면서 대화의 운을 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만찬이 북미관계의 '온도'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북미대화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면 한미동맹 차원의 '압박 공조'는 물론이고 외교적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미대화에 긍정적으로 응해줄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간에 굳건한 공조 원칙을 견지하는 상황이지만, 정세가 변화하고 북한도 태도가 바뀌고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를 향해 긍정적 자세로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기존의 대북강경 기조를 급작스럽게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거치며 북한의 의중을 확인해보는 의미의 '탐색적 대화' 수준에는 전향적으로 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미국으로서도 북한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키워가며 역내 군사적 긴장고조 상태를 이어나가는데 대한 부담감이 있는 만큼 출구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펜스 부통령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여정 부부장과 '의미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하더라도 '표정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국내 여론을 의식해 북미대화의 신호탄으로 읽힐수 있는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교소식통은 "동선은 물론 표정 하나 하나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정세 측면에서 보다 중요한 외교적 모멘텀은 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김여정 부부장의 회동을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공식일정이 없는 10일 두 사람이 청와대로 예방하는 형식의 별도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위급 대표단을 매개로 하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간접대화'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이번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립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선택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적 제재와 고립에 처한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재개라는 두 개의 트랙으로 국면 타개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김여정 부부장을 남(南)으로 보낸 것 자체가 대화로의 국면전환을 겨냥한 신호라는 풀이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G2(주요 2개국)로서 북한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지렛대'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상무위원을 통해 북미가 대화에 나서도록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럽 강국인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문 대통령의 평화노선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
방한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공개적 발언 기회를 빌려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을 무대로 한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북미 사이에 어떤 교집합을 형성해낼지가 '평창 이후'의 한반도 기상도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 태도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모처럼 형성된 국면전환 흐름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한반도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외교가에서 들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매개로 김정은과 '간접대화'하며 "대화의 장 나오라"
중국에는 '지렛대' 역할 기대…유엔·獨에 '측면지원' 촉구
"기대했던 것보다 판이 훨씬 더 커졌다"(청와대 고위관계자)
평창동계올림픽을 무대로 북미가 사실상 '최고위급' 외교전에 나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보일 '중재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8일 방한하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분신' 격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9일 방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평창올림픽 개막이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좌우할 뜨거운 외교의 무대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보려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가장 큰 대립축인 워싱턴과 평양이 대화의 접접을 찾도록 중재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가 서로를 향한 기존의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는 식의 미묘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압박 기조를 확인했지만, 워싱턴에서는 "지켜볼 것"(We'll see)라는 메시지가 연이어 발신되고 있다.
북한도 외무성 당국자의 입을 빌어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자체가 대화로의 국면전환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측으로부터 나오는 복잡한 반응은 결국 북미 양측이 평창 참가에 앞서 서로의 의중을 떠보는 고도의 신경전 성격이 짙어 보인다.
여기에는 북미 양측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상황관리'가 어려워지고 외교적 출구도 찾을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미 양측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적절히 '체면유지'를 하면서 대화의 운을 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만찬이 북미관계의 '온도'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북미대화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면 한미동맹 차원의 '압박 공조'는 물론이고 외교적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미대화에 긍정적으로 응해줄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간에 굳건한 공조 원칙을 견지하는 상황이지만, 정세가 변화하고 북한도 태도가 바뀌고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를 향해 긍정적 자세로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기존의 대북강경 기조를 급작스럽게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거치며 북한의 의중을 확인해보는 의미의 '탐색적 대화' 수준에는 전향적으로 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미국으로서도 북한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키워가며 역내 군사적 긴장고조 상태를 이어나가는데 대한 부담감이 있는 만큼 출구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펜스 부통령이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김여정 부부장과 '의미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우하더라도 '표정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국내 여론을 의식해 북미대화의 신호탄으로 읽힐수 있는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교소식통은 "동선은 물론 표정 하나 하나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정세 측면에서 보다 중요한 외교적 모멘텀은 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김여정 부부장의 회동을 통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공식일정이 없는 10일 두 사람이 청와대로 예방하는 형식의 별도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위급 대표단을 매개로 하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간접대화'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이번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립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선택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적 제재와 고립에 처한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재개라는 두 개의 트랙으로 국면 타개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김여정 부부장을 남(南)으로 보낸 것 자체가 대화로의 국면전환을 겨냥한 신호라는 풀이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G2(주요 2개국)로서 북한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지렛대'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하는 한정 상무위원을 통해 북미가 대화에 나서도록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럽 강국인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문 대통령의 평화노선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
방한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공개적 발언 기회를 빌려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을 무대로 한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북미 사이에 어떤 교집합을 형성해낼지가 '평창 이후'의 한반도 기상도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 태도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모처럼 형성된 국면전환 흐름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한반도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외교가에서 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