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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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시장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변동금리를 선택한 대출자들 한숨이 커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날 이자 걱정은 물론 정부의 각종 규제로 가계대출 문턱까지 높아진 상황이어서 좀 더 보수적으로 대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연 3% 미만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가계대출 비중이 최근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탓에 작년 말 연 3% 미만인 가계대출 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이 전체 16%로, 작년 1월(30%)보다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연 3% 미만의 이자만 냈던 가계대출 비중은 2016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내리면서 2016년 8월 75.9%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30일 기준금리가 연 1.50%로 0.25%포인트 올라가자 연 3% 미만 대출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으로 연 3~4% 금리를 적용받는 가계대출이 68.6%로 급증했다. 심지어 연 4~5% 금리를 적용받는 가계대출도 10.1%에 이른다. 대출 가구 10곳 중 1곳은 연 4~5%의 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각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우대 금리 요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거래은행이 아니더라도 거래실적을 높여 단 0.01%포인트라도 각종 우대 금리 혜택을 챙기라는 설명이다. 또한 요건이 까다로워지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올 들어 정부가 금리상승기를 대비해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어서 자격 요건 해당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활자금 신용대출 상품으로는 사잇돌대출, 햇살론이 있고, 전월세 자금 대출 상품인 버팀목 대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상품으로는 보금자리론, 디딤돌 대출, 적격대출 등이 있다. 올해는 ‘신혼부부 전용 보금자리론’과 ‘다자녀 전용 보금자리론’이 나올 예정이어서 관심을 높일 만하다. 보금자리론은 연 3.2~3.45%대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비(非)대면 상품을 비교 분석해 직접 대출받는 것도 대출금리를 단 0.01%포인트라도 낮출 수 있는 비결이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해 시중은행들 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대면 대출상품으로 최저 연 2.64~2.82%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금리 상승기 대출전략 수정과 함께 유리한 재테크 상품도 미리 찜해둘 필요가 있다. 연초부터 복잡한 우대조건 없이 연 2%대 금리를 적용해 주는 정기예금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 진입한 만큼 예적금 기간도 짧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예측한 것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달러 가치가 오르기 전 달러 투자상품에 가입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 보험업계에서는 달러보험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 달러 등 외화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외화로 받는 상품인 데다 공시이율은 연 2% 후반대로 외화예금보다 높은 금리가 제공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