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김일성 80회 생일을 맞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와 소속 상공인들의 지원을 받아 함경북도 조선소연합기업소가 건조한 선박으로, 수용 인원은 35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배 이름은 김일성의 생가인 평양시 만경대 구역의 만경봉(45m)에서 따 온 것이다.
만경봉 92호는 과거 일본 니가타(新瀉)현과 북한 강원도 원산을 왕복 운항하면서 총련계 재일교포들의 북한으로의 송금과 기타 물자를 전달하는 최대 통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금지했고, 이 배는 2014년 북일간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 등을 조사할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합의 당시에도 제재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만경봉 92호는 지난 2002년 9월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을 태우고 부산에 입항, 다대포항에 정박하면서 북한 응원단의 숙소로 쓰이기도 했다.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측은 만경봉 92호 선박 내부를 남측에 보여주기도 했다.
선박 내부에 있는 객실, 식당, 다방, 매대(상품 판매점)와 김일성·김정일이 머물렀다는 특급객실 등이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당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만경봉 92호는 길이 126m, 높이 20m, 너비 21m, 평균속도 20노트(시속 약 37㎞), 최대속도 23노트, 화물적재량 1천t의 제원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4년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서도 만경봉 92호를 인천항에 정박시켜 놓고 응원단 숙소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었지만 해당 접촉은 결렬됐다.
만경봉 92호는 1971년 8월 취항한 3천500t 규모의 화객선 '만경봉호'와는 다른 선박이다.
지난 5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이를 오가는 정기노선에 선박 '만경봉호'가 취항하기도 했으나, 두 선박 중 어떤 선박인지는 불확실하다.
민간 선박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최근 블라디보스토크 근해에서 포착된 선박은 두 선박 가운데 만경봉 92호가 아니라 더 규모가 작은 만경봉호로 나타났다.
나진-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던 선박은 선박 운영사와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사 간 상업 분쟁으로 지난해 8월 말 운항을 중단했다가 같은 해 10월 중순 재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