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교역을 제한하는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의 고급 호텔엔 다양한 외국산 제품이 공급되고 있었다. 지난 1일 남북 공동스키훈련장으로 쓰인 북한 마식령스키장 옆에 있는 마식령호텔 얘기다.

호텔 상점에는 나이키 트레이닝복과 아디다스 양말 및 모자 가방 같은 스포츠용품뿐 아니라 외국산 남성용 화장품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버버리와 겐조, 랑콤 향수, 일본 시세이도 크림이 북한산 ‘은하수’ 화장품과 진열돼 있었다. 북한산 ‘어깨동무’ 가방과 함께 스위스 브랜드인 발리 가방이 400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노스페이스 등산용 백팩도 진열돼 있었다.

상점에서 일하는 김일심 씨는 “외국 손님들이 많아서 준비한 것이지 우리 상품이 더 많이 팔리고 관심도 더 많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고가 물건을 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 때문에 우리 대표단 중에선 아예 달러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갈마비행장 면세점에서는 누구도 물건을 사지 못했다.

상품뿐 아니라 시설 면에서도 마식령호텔은 국내외 유명 호텔에 뒤지지 않았다. 이 호텔은 9층(1호동)과 5층(2호동) 건물 두 동으로 이뤄졌다.

공동취재단/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