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과거 인간의 인식 바깥에 있던 먼 우주의 행성을 찾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구글의 크리스 샬루 수석 리서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31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화상 세미나에서 AI의 행성 탐사 사례를 소개하며 "이 기술의 한계는 '우리가 아는 우주 공간 끝까지'라고 할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우주 망원경이 찍은 무수한 이미지 데이터를 직접 손이나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행성을 찾지만, 이는 '캄캄한 밤에 바늘 찾기'로 비유될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다.
직접 빛을 내는 별(항성)과 달리 행성은 어둡고 크기도 작아 고성능 컴퓨터로도 데이터 속의 자취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중이 가장 잘 아는 별인 태양이 쉽게 우주에서 눈에 띄지만, 그 태양의 빛을 받아야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지구는 상대적으로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샬루 수석은 미국 텍사스대의 천체물리학자들과 협업해 시각인지 AI가 머신러닝(자율학습)을 통해 스스로 데이터 속 행성을 찾아내도록 훈련했다.
실제 행성 자취를 보여주는 이미지 데이터(정답)와 그렇지 않은 데이터(오답)로 구성된 연습자료를 입력시켜, AI가 이를 토대로 혼자 행성을 탐지하는 비결을 익히도록 한 것이다.
샬루 수석은 "이렇게 학습을 한 AI는 행성 식별 정확도가 96% 확률에 달했고 이후 실제 '케플러 80g'와 '케플러 90i'라는 새 두 행성을 찾아내는 쾌거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새로 발견된 행성은 표면 온도가 섭씨 426도에 달하는 가혹한 곳으로 조사됐지만, 이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면 향후 인간이 살만한 환경의 외계 행성을 찾아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류가 이주할 먼 우주의 행성을 찾는 과정을 다룬 SF 영화 '인터스텔라'('항성 간 여행'이란 뜻)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AI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AI 로봇은 우주선 조종을 맡고 여행 내내 우주인의 상담자로 활약하긴 해도, 이에 앞서 이주 대상 행성을 찾는 중책까지 맡진 않는다.
샬루 수석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찍은 데이터는 현재 (행성들의 중심 역할을 하는) 항성 기준으로 20만건에 달하지만 우리는 이 중에서 겨우 670건만 탐색해본 상태"라며 "앞으로 나머지 데이터에 대해 탐사를 계속하면 훨씬 더 많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의료 인공지능(AI) 업체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루닛과 뷰노 모두 전년대비 약 2배 가량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이들은 의료 AI라는 미개척시장을 열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반면 같은 1세대 의료AI 기업 제이엘케이만은 매출이 하락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루닛, '반짝' 볼피라 인수 효과 ...뷰노는 질적 개선 中루닛은 지난해 5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116%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뉴질랜드 의료 AI사 '볼파라'를 인수한 데 따른 반짝 성장 효과다.볼파라는 2009년 설립된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 시장점유율은 42%로, 매출도 약 322억원(3941만 뉴질랜드달러)에 달했다. 루닛 측은 "지난해는 볼파라의 연간 매출이 전부 잡힌 수치는 아니다"며 "5월부터 볼파라의 매출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3년 대비 지난해 루닛의 단독 매출도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뷰노는 지난해 259억원 매출 기록하며 전년대비 96% 가량 성장했다. 뷰노의 성장 요인은 바로 '딥카스'다. 뷰노는 초기에 △흉부 엑스레이 △폐 CT(컴퓨터단층촬영) △안저영상 △수골 엑스레이 등 영상을 AI로 분석해 의사들의 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를 주로 출시해왔다. 이후 2021년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환자의 심정지를 예측하는 솔루션 '딥카스'를 내놨다.이때부터 뷰노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딥카스는 2022년 국내 AI 의료기기
중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 퍼스트무버(선도자)의 지위를 갖게 된 것은 벤처 투자 생태계가 정교하게 구축된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리콘밸리 방식을 철저히 모방한 뒤 미국과의 패권전쟁이 시작될 무렵부턴 정부가 주도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 산업을 키우는 중국 독자 노선을 구축했다.미국경제연구소(NBER)가 발간한 ‘중국 정부벤처캐피털(GVC)과 AI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GVC는 2000~2023년 9623개 AI기업에 1840억달러(약 265조원)를 투자했다. 비슷한 기간(2001~2023년) 한국의 AI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 투자액은 19조115억원에 불과했다. 중국의 14분의 1 수준이다.중국과 한국의 VC산업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내수 규모에서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내수 규모는 초기 투자된 자본의 회수 가능성과 비례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00년대 후반부터 오랫동안 벤처 생태계를 꾸준히 설계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구글차이나 대표를 지낸 리카이푸가 2009년 실리콘밸리 방식을 적용한 이노베이션웍스를 설립하면서 AI 등 첨단 산업 스타트업을 본격 키우기 시작했다”며 “모방이 확산하자 2010년대 들어선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GVC를 세웠다”고 설명했다.중국 GVC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매년 전체 투자액의 약 23%를 AI기업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투자하면 민간 VC가 뒤를 따랐다. NBER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 VC에서 모두 투자받은 중국 AI기업은 전체의 71%에 달했다. 정부 VC가 선행 투자한 기업은 민간 VC의 후속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2.5배 높았다. 딥시크와 같은 글로벌 AI 스타가 나온 것도 이 같은
국내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이 4년 연속 곤두박질쳤다. 한국 벤처캐피털(VC) 투자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면서다. 인공지능(AI) 시대 첨단 기술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VC까지 속속 한국에 등을 돌리면서 국내 창업 생태계가 ‘저창업·저투자’라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 첨단 과학·기술 등을 포함한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은 21만4917개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은 2021년 23만9620개, 2022년 22만9416개에 이어 4년 연속 줄었다. 기술 스타트업은 미래 혁신의 토대가 되는 씨앗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미래에 베팅하는 VC 생태계로 돈이 돌지 않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12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벤처투자 비중은 1%에 불과하다. 해외 자본은 국내 벤처업계를 ‘죽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VC의 국내 벤처투자액은 4746억원으로 2021년 1조1724억원과 비교해 59.5% 급감했다. 전체 VC 투자 금액 중 해외 자본 비중은 2023년 4.8%로 2022년(6.6%)보다 쪼그라들었다. 독자 생태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중국(12%)과 자국 내 막강한 VC를 보유한 미국(7%)보다 낮다.외국 자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인도로 87%(2023년 결성 기준)에 달했다. 싱가포르(84%), 영국(74%), 독일(66%)이 뒤를 이었다. 그사이 한국에서 해외로 ‘플립’(본사 이전)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은 지난해 186곳으로 10년 새 5.8배 폭증했다.안정훈/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