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화 점화는 ‘개막식의 꽃’으로 불린다. 수억 명의 눈과 귀가 쏠리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다. 주최국은 대회 때마다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성화 점화자를 비밀에 부친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성화 점화자를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성화 점화 방식은 물론 점화자도 비공개로 돼 있다”며 “점화 직전까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성화 점화는 대개 주최국의 유명한 스포츠 전설이나 스타 선수가 맡는다. 평창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피겨 여왕’ 김연아(28)다. 김연아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역사다. 2004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1위에 올라 한국 피겨 선수 최초로 공인 국제대회 메달을 땄다.

한국 동계올림픽 메달 효자인 쇼트트랙에서 성화 점화자가 나올 수도 있다.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1개를 한국에 안겨줬다. 지금까지 한국이 따낸 금메달(26개)의 80%다.

동계올림픽 사상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인 김기훈(51)과 여자 쇼트트랙의 전이경(42),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30) 등이 후보로 압축된다.

예상 밖 인물이 낙점될 수도 있다. 북한의 전격적인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의 분위기로 미뤄볼 때 남북의 대표 선수가 공동 성화 점화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가 그랬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남자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와 북한 여자유도의 전설 계순희가 함께 점화대에 올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