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거래 앱(응용프로그램)이 수수료 없는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100만 명의 가입자가 몰렸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권앱 ‘로빈후드’가 지난 26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거래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힌 지 나흘 만에 얼리액세스(미리 체험해보기) 신청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2월부터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미주리, 몬타나, 뉴햄프셔 등 다섯 개 주에서 해당 서비스가 시범 제공될 예정이다.

이용자들은 로빈후드 앱을 통해 1000달러(약 107만원) 한도로 수수료 없이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매수자 및 매도자 모두에게 1.4~4%의 거래수수료를 받고 있다.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공동창업자는 “우리는 이 사업을 손익분기점 없이 운영할 것이며 가까운 시일 내 수익을 낼 계획도 없다”라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젊은 이용자를 공략해 가상화폐 거래분야 세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로빈후드의 기존 고객 3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18~3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앱 이용자 10만 명이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 출시 소식 이전에 로빈후드 앱에서 가상화폐 가격이나 거래를 검색해봤고 이들 중 95%는 관련 서비스에 가입하겠다고 응답했다.

로빈후드는 올해 중반까지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에 리플, 라이트코인, 모네로, 비트코인골드 등도 거래 대상에 추가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로빈후드의 인기는 최근 잇따라 터진 악재에도 가상화폐 열풍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12월 1코인당 2만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94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지난 26일 일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체크가 해킹돼 580억엔(약 5659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도난당한 사건도 불신을 키운 악재였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