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8개월 만에 장·차관 한자리 소집…정책 고강도 드라이브 강조할 듯
통일장관, 평창올림픽 보고 주목…北 합동공연 취소사태 타개 메시지 관심
문 대통령, 내각 '기강 잡기'… 새해 국정 드라이브 '예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30일 오후 한자리에 모여 국정 철학을 공유한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주재로 장·차관이 함께 자리하는 것은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들어서자마자 정책 입안자들을 '소집'한 것은 청와대와 내각의 일사불란한 호흡으로 정책 혼선을 막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비판 속에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거대 명제를 안고 취임한 문 대통령이 올해 국정 목표로 내세운 '내 삶을 바꾸는 정책'을 내각과 공유해 청와대와 정부의 '단일대오'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나 영유아 영어교육 문제 등 적지 않은 정책 혼선을 빚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상태이다.

이는 정권출범 초반에는 없었던 현상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으로는 국정 운영자로서 질서있는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무총리에 대한 각 부처의 올해 업무보고 내용을 전 부처가 공유토록 해 부처 간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부처 간 협의와 입장 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정부 부처 간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른 입장이 부처 협의 과정을 통해 조율돼 정부 입장으로 정리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워크숍에는 '기강 다잡기' 측면도 없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각이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기조에 맞게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더욱 과감하게 실행해야 함에도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질책과 격려가 섞여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다.

문 대통령은 25일 주재한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에서 "저는 청년실업 문제가 국가재난 수준이라 할 만큼 매우 시급한 상황임을 여러 번 강조했고 신년사에서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각 부처에 그런 의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정부 부처가 그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질책했다.

"각 부처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소와 다른 직설화법을 썼다.
문 대통령, 내각 '기강 잡기'… 새해 국정 드라이브 '예열'
워크숍에서는 열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부처 간 정보 공유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준비상황을 보고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조 장관의 보고와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이다.

북한이 다음 달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전날 밤 일방 통보하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성사로 남북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북미 대화 등 한반도 긴장 완화로의 첫발을 떼는 데 성공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공동 훈련과 삼지연관현악단의 두 차례에 걸친 남한 공연, 태권도 시범 등 남북이 이미 합의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내각과 이런 상황을 공유하면서 타개책 마련을 주문하는 동시에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북한의 문화공연 취소 통보에 대한 취재진의 입장 요구에 "통일부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한 것도 사안을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남북이 합의한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