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학생들이 많이 입는 스타일이라 망설였지만 추위를 견뎌낼 수가 없었다"며 "검은색으로 구입했는데 활용도가 높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롱패딩 유행 덕에 F&F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깜짝 실적을 거뒀다. 강추위에 운동선수들이 입는 '벤치파카' 스타일의 롱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 '디스커버리', 'MLB' 등이 호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F&F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6%, 84.3% 증가한 2433억원과 54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30일 양호한 브랜드 경쟁력이 돋보인다며 F&F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대표 브랜드 디스커버리가 롱패딩 열풍의 수혜와 높은 소비자 충성도에 힘입어 정상가 판매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MLB의 경우 고마진 상품인 모자 매출 비중 확대 영향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F&F의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421억원)를 큰 폭으로 상회했는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자 또 한 번의 깜짝 실적"이라며 "디스커버리 매출이 56% 급증한 것으로 추산되고, MLB, MLB키즈 매출도 각각 19%, 15%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은지 KB증권 연구원은 "정상가 판매율 상승에 따라 F&F의 매출총이익률이 70% 수준에 달했다"며 "디스커버리에 지불한 인센티브, 평균 급여 상승, 광고비 증가 등 판관비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하나금융투자가 F&F의 목표주가를 종전 5만4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도 앞서 목표가를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화영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8.8배로 내수 패션 업체(평균 PER 10배)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 차원의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MLB를 통한 해외 진출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F&F는 지난해 중국 본토를 제외한 홍콩, 마카오,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9개국을 대상으로 MLB 라이선스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홍콩 몽콕에 MLB 1호점을 연 상태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LB 홍콩'의 1월 일매출은 15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연말 기준 매장 수는 7개, 연매출은 243억원으로 예상된다"며 "F&F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 8% 성장한 6453억원, 1063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브랜드 로열티를 바탕으로 품목 다변화를 통해 꾸준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MLB의 홍콩 진출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F&F 주가는 지난 29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은 전날 실적 발표에 따른 재료 노출 여파로 하락하고 있다. 오후 1시25분 현재 전날보다 3150원(6.55%) 내린 4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F&F뿐만 아니라 국내 캐주얼·스포츠 의류기업들이 벤치파카 수요 증가에 따라 동절기 실적이 호조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여성복에 치중한 일부 브랜드들은 수혜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박현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패딩류의 재생산 비중이 클 만큼 일부 수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상품에서 패딩류 구성비가 크지 않다"며 "별도 기준 매출 성장은 시장 평균 수준에 부합했거나 밑돌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