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사상최고치 행진을 재개했다"며 "시클리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아왔던 반도체가 강세반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전의 트리거는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을 4조4700억원으로 공개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외화손실(2620억원)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컨센서스(영업이익 4조3300억원)를 상회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 불안감을 완화시켜주는 전환점이 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발 수요가 견고함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서버 D램 가격이 여타 제품 대비 20~30% 이상 높아 서버 D램이 모바일 D램 수요를 흡수한다면 D램 평균제품가격에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게 대신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의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전술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는 달러 약세"라며 "유럽과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전망에 더해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재무장관과 트럼프대통령의 달러에 대한 엇갈린 코멘트로 달러 인덱스는 90을 하회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기 어렵지만, 달러 인덱스가 90 이상에서 안착하고, 변동성이 잦아들기 전까지 달러화는 전술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오는 30일 트럼프 연두교서의 화두는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라며 "당분간 인플레이션 트레이딩을 뒷받침하는 매크로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클리컬의 추가 상승시도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 수출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수출주 환율 부담이 완화될 때까지 IT 업종내에서는 반도체로 슬림화할 것을 제안했다. 반도체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실적발표를 전후로 실적 불확실성 완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IT 업종 내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며 향후 한국 반도체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가 전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