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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세이프가드보다 무서운 미국 지식재산권 공세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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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지식재산권 침해에 고강도 보복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미 법원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연방법원은 중국 풍력발전기 제조사 시노벨윈드(중국명 화루이풍력)가 미국 전력기술업체 아메리칸 슈퍼컨덕터(AMSC)의 핵심 기술인 풍력터빈 제어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훔쳤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최대 48억달러(약 5조1101억원) 벌금이 부과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목할 것은 이번 판결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이다. 제임스 풀리 전 미국지재권법협회 회장은 “트럼프 정부는 시노벨 재판을 중국의 위법행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다루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재권 침해 등 부당한 무역관행을 조사하도록 요구한 것을 상기시켜주는 발언이다. 미국의 지재권 공세가 풍력을 시작으로 자국이 월등한 우위를 자랑하는 4차 산업혁명 분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중 공방이 격화될 경우 중국은 “왜 우리만이냐”고 반발할 테고, 그러면 그 불똥이 다른 나라로 튀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국이 걱정해야 할 대목이 이것이다. 국내 산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 당국의 세이프가드에 충격을 받고 있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지재권 통상공세다. 이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특허 침해를 이유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면 미 당국의 엄호 속에 경쟁업체를 타깃으로 또 다른 특허 공세로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

    특히 미국이 글로벌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는 인공지능·공유경제·전자상거래·바이오헬스 등 플랫폼 관련 지재권 문제를 들고나오면 피해 나갈 국가나 기업이 거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스페셜 301조’ 등을 앞세워 다른 분야를 대상으로 지재권 침해에 상응하는 보복을 감행할 수도 있다. 정부도 기업도 미 지재권 공세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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