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에도 친구·지인 잃은 시민들 발길 이어져
"어떻게 이런 일이"…밀양 합동분향소 이틀째 조문 행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회관에는 28일 조문객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50년 지기를 잃은 밀양시민 A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합동분향소를 찾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정 속 친구의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보고서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은 뒤에야 어렵게 발을 뗐다.

지난 26일 오전 세종병원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A씨는 이 입원해 있는 친구가 생각이 났다.

화재 바로 전날 희생자인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기 때문이다.

그때 친구는 자신이 세종병원에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A씨에게 전했다.

화재 소식을 들은 A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친구에게 연신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했지만, 화마에 희생된 친구는 끝내 답이 없었다.

A 씨는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쳐 세종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며 "다리가 아파 제대로 대피를 못 했을 것"이라며 가슴 아파했다.

이어 "친구는 원래 다른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얼마 전에 자신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세종병원으로 옮긴 뒤 치료를 받았다"며 "병원을 옮기고 얼마 되지 않아 사고를 당해 참 속상하다"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이번 화재로 친구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었다는 시민 한 시민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이 붉히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처럼 합동분향소에는 화마로 지인을 잃은 시민부터 밀양의 중·고등학생들까지 조문 행렬을 이어가며 이틀째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밀양시가 24시간 운영 중인 이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7시까지 모두 4천348명이 다녀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