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다산 칼럼] 트럼프 취임 1년의 공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우선주의 내세워 210만 일자리 창출
    '세계의 경찰' 역할 포기에 국제사회 우려
    지지율 30%대… 11월 중간선거에 '관심'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다산 칼럼] 트럼프 취임 1년의 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아웃사이더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치를 내걸고 보통사람의 목소리가 되겠다는 투쟁의 1년이었다. 경제 활성화가 핵심 화두였다. 규제를 풀고 감세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성장을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감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의 세제 개혁 이후 31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7%로 낮췄다. 기업 설비투자에 대해 즉시 상각을 허용했다. 해외 유보 이윤을 미국에 송금할 때 저율 과세하고 자영업자 세 부담도 크게 낮췄다.

    규제 혁파야말로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이 극명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취임 11일 만에 ‘규제 경감 및 규제 비용 통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신규 규제는 3개에 그친 반면 67개의 기존 규제를 대폭 손질했다. 인터넷망 사업자 컴캐스트는 ‘망 중립성’ 규제 폐기 결정이 내려지자 향후 5년간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증시 호황은 친(親)기업정책의 산물이다. 데이비드 오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호황의 원인을 “주주들이 호주머니가 두둑해졌다는 인식” 때문으로 해석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작년 19% 상승했다. 다우산업평균은 25%, 나스닥 지수는 28% 올랐다.

    고용시장도 훈풍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실업률은 4.1%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치다. 임금도 2.5% 올랐다. 2017년 총 210만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했지만 세 분기 연속 3%대 성장이 이어졌다. 2012년 이후 계속된 경기 회복 추세지만 트럼프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대외 정책에서는 ‘과격한 반군’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간 유지된 프레임워크와 결별한 듯한 양상이다. 국제 질서의 조타수 역할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이란 핵 협상 비판, “이스라엘 수도는 예루살렘” 선언 등으로 지구촌에 커다란 돌풍이 불고 있다. ‘세계의 경찰관’ 역할을 끝내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에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며 우려스러운 의견을 밝혔다. 야당인 민주당은 “미국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고립주의가 아니라 실용적 현실주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법부 개혁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연방대법원의 보수 성향 대법관 안토닌 스칼리아가 급사해 생긴 공백을 항소법원 출신 닉 고서치로 채웠다. 이로써 5 대 4인 보수파와 진보파 균형은 유지됐다. 80대인 앤서니 케네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임기 중 퇴임하면 보수파 우위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취임 첫해 항소법원 판사 12명을 임명했는데 이는 역대 기록이다. 지명된 판사는 백인 91%, 남성 81%로 전임 버락 오바마가 마지막 해 여성 50%, 흑인 17%, 아시안 11%를 지명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국내 정책에서는 건강보험개혁과 반(反)이민정책이 핵심 과제였다.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소위 ‘오바마케어’ 폐지는 처절한 패배로 끝났다. 약 2000만 명이 보험을 잃고 보험료가 급등한다는 반대 여론을 끝내 돌파하지 못했다. 반이민정책은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멕시코 접경지역에 ‘아름다운 담’을 쌓고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를 규제하며 무슬림의 사실상 입국 제한을 주장한다. 80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추방유예프로그램(DACA) 폐기 발표 역시 반이민 정서를 대변한다.

    그러나 포천 500대 기업의 40%를 이민자가 창업했고 미국 노벨상 수상자의 35%가 이민자 출신이다. 사티야 나델리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이민정책이 미국을 예외적으로 만든다”며 반이민 정서에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지지율 30% 선인 트럼프가 집권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고 11월 중간선거에서 선방할 수 있을지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박종구 < 초당대 총장 >

    ADVERTISEMENT

    1. 1

      [한경에세이] 붉은 말의 해, 다시 뛰는 K패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과거 신정과 구정으로 나뉘어 설을 두 번 쇠던 우리나라에서 이 인사는 전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체감상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도 이 말이 유독 싫증 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해가 바뀌는 동안 몇 번을 들어도, 몇 번을 건네도,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새해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다시 시작할 힘을 주는 시간이라서일 것이다.필자는 말띠다. 올해는 병오년, 붉은 말의 해다. 그래서인지 새해 첫날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를 전하는 이 순간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 자체가 필자에게 허락된 올해의 첫 번째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우리에게 설날은 단순한 연휴가 아니라 한 해의 마음가짐을 새로 고쳐 입는 날이다. 새해를 맞아 새 옷을 입는 ‘설빔’의 풍습처럼, 우리는 해마다 새 마음과 새 각오로 자신을 단장해 왔다. 패션이 단순한 옷을 넘어 태도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언어라면, 설빔은 그 상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문화다.기업을 경영하는 대표로 그리고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협회 회장으로 새해를 맞으며 필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나는 어떤 자세로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할까.’한 단어로 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자각에서 오는 ‘절실함’이었다. 그러나 이 절실함은 불안이라기보다 다시 단단히 준비하자는 다짐에 가깝다.2026년을 향한 한국 패션산업의 환경 역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세계 경제는 회복과 조정의 경계에 서 있고, 소비는 필요와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며 보다 신중해졌다. 지금은 단순한 경기의 오르내림을 논하기보다 산업의

    2. 2

      [데스크 칼럼] 2026년에도 몰래 증세한 한국

      미국인들은 연말이 되면 미 국세청(IRS)의 발표를 유심히 살핀다. IRS는 매년 말 이듬해 적용될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공개한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이를 자동으로 높이는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명목소득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게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감세(소득세 최고세율 39.6%→37%)가 시행된 2018년 소득세율 35%가 적용된 과표 구간은 20만~50만달러(1인 기준)였다. 이 구간은 2025년 25만525~62만6350달러로 높아졌고, 2026년에는 25만6226~64만600달러로 더 올라간다. ‘숨은 증세’(stealth tax)를 막는 이런 투명한 조세 시스템 덕분에 미국인들은 실질소득이 늘지 않았다면 세금 부담이 증가하지 않는다. 숨은 증세 없는 선진국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몇 년을 끌어온 증세 방안을 발표했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집권 노동당이 선택한 핵심은 소득세 과표 구간과 연금보험 공제 한도를 한시적으로 동결하는 것이었다. 법정 세율을 높이진 않았지만,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에 따라 실질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만든 것이다. 영국 재무부는 이런 조치 등을 통해 2029~2030년 회계연도까지 연간 260억파운드(약 50조5000억원) 규모의 세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2026년 첫날이 밝았다. 한국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증세가 이뤄졌다. 소득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의 과표가 자동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과표는 어쩌다 한 번 손볼 뿐이다. 특히 35%의 초고율이 적용되는 소득세 과표 ‘8800만원 초과’는 2008년 세법 개편 이후 20년이 거의 다 되도록 사실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

    3. 3

      [조일훈 칼럼] 청년과 기업을 위한 나라여야 한다

      모든 것이 한결같은, 정상(定常) 상태라는 것은 없다. 항구적 경계라는 것도 없다. 종전을 앞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안다.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젊은 목숨의 희생에도 영토의 상당 지역을 내줘야 할 판이다. 그러고도 안전과 평화에 대한 보장은 요원하다. 한국에서 약 7700㎞ 거리의 우크라이나 국경 파괴는 전 세계적인 군비 확장과 북·러 군사동맹이라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조선·방산 특수라는 망외의 효과를 보고 있지만 한국의 안보 지형도 급변했다. 핵을 거머쥔 김정은은 러시아라는 강력한 후원자를 확보하면서 한반도 신냉전 구상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판이 흔들리고 기존 질서가 해체되면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분출된다. 우리는 지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주에 꽤나 시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소국 설움’ 운운할 정도로 미국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었다. 이제 엄청난 돈과 일자리가 미국으로 옮겨갈 판이다. 대미 투자 역시 양날의 칼이다. 실패 위험을 고스란히 안는 대신에 미국의 첨단기술을 우리 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중 사이 샌드위치 운명미국이 한국 일본 같은 우방을 상대로 실리를 챙기는 동안에도 중국의 패권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아직 미국을 정면으로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지만 중국은 별로 약점이 없는 나라다. 노동-기술집약적 산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도 거대 창업국가의 기업가정신이 들끓는다.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역전시키고 있다. 중국의 한국 추월은 ‘예정된 미래’가 아니라 ‘완료된 현실’이다. 새로운 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