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이용"·"한국내 반발 여론" 부정적인 시각 부각
관방장관 "북한 올림픽 참가 평가…압력강화 노선에 영향 없다"
일본 언론들이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고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18일자 조간신문에 비중 있게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신문들은 남북 간 합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북한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식의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요미우리신문은 '올림픽, 남북합동 팀'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남북이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결성, 개회식에서의 남북 공동 입장, 북한 내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공동 훈련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그러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높이려는 한국을 이용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담긴 내용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한국 언론의 설문조사 내용을 소개하며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대한 한국 내 비판 여론을 부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구성은 대표팀 감독, 선수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진행됐다고 지적하며, 한반도기에 대해서도 보수층으로부터 '개최국인데 자국의 국기를 걸고 입장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부정적인 반응에 초점을 맞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스키 선수들이 마식령 스키장에서 연습하게 됐다고 전하면서 "북한이 올림픽을 인질로 한국을 융화노선에 끌어들이려 한다"며 남북 대화 분위기를 못마땅해 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아사히신문은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고, 극우 산케이신문 역시 '평창 정치쇼 비판 분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한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한국 보수 언론의 보도 내용을 옮겼다.

일본 정부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히며 찬물을 끼얹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국 측으로부터 (남북간) 협의 결과에 대해 제대로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앞으로의 대북 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화해) 움직임이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 노선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묻는 말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캐나다에서 열린 관계국 외교장관 회의, 한일회담, 한미일 회담에서 그러한 것(압력 강화 노선)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취재 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