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아동병원협회, "병원 내 감염 막으려면 1인실 늘려야"…국회에 청원서 제출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가 경피용 BCG(결핵예방접종)의 정식 NIP(국가무료예방접종) 채택, 수두 무료 예방 접종 1회에서 2회로 확대 시행, 아동병원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 하향 조정 등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18일 국회에 제출했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 내 감염 예방과 환자의 안전 확보, 질병 예방을 위해 세 가지 국민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경피용 BCG를 NIP에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피내용 BCG는 지속적인 수급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피내용 BCG는 결핵이 주로 발생하는 개발도상국에 WHO(세계보건기구)가 무상 또는 저가 공급하는 백신으로 채산성이 낮아 제조업체가 적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피내용 BCG 공급이 적정하지 않을 때 임시로 경피용 BCG를 사용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5일 완료될 예정이던 경피용 BCG 임시 채택을 5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피내용 BCG 단독 사용만으로는 구조적인 수급 불안을 막을 수 없어 지속적이고 원활한 접종을 위해 경피용 BCG도 NIP에 정식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결핵의 3대 지표인 발병률, 유병률, 사망률을 비롯해 다제내성 결핵 환자 비율이 OECD 회원국 1위다. 박 회장은 "1세 미만 영아는 잠복결핵균에 감염되면 중증 결핵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아 안정적인 BCG 공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두의 유병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현 1회인 무료 수두 예방 접종을 2회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수두 환자는 6만4060명으로 2015년에 비해 16.7%나 증가했다.

그는 "보통 1주면 호전되는 가벼운 병이지만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치료 대상자, 임산부에게는 치명적"이라며 "수두 2회 접종을 채택해야 지역사회 수두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96~100%에 이르는 높은 예방접종률에도 수두 발병률이 줄지 않자 2006년부터 접종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박 회장은 아동병원의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전체병상의 70%를 일반병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상급병실을 늘리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회장은 "환아 간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다인실 병상 간 이격거리를 1.5m로 해도 효과가 없다"며 "1인실부터 먼저 채우고 1인실에 자리가 없으면 다인실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1인실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나쁜 병상 환경이나 비싼 상급병실료 때문에 입원을 포기하고 대기하다 병세가 악화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활수준에 맞는 상급병상을 공급하는 아동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