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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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들리는 많은 신조어 가운데 ‘GBK(Global BroKerage)’라는 용어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GBK란 국내 종목 투자, 즉 BK(BroKerage)에서 벗어나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글로벌화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각국 간 다른 제도와 규범 등을 통일시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그 토대에 ‘가치(value)’를 창출하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해외로 진출한다. 투자 대상이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을 목표로 하는 주식 투자자도 따라가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GBK는 환율, 세제, 정보 취득 등에서 BK보다 어렵다. 한국처럼 GBK의 초기 단계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투자 여건에서 주식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본주의 본질에 충실하는 길이다. 증시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가장 잘 반영되는 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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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대에서 주식을 공급하는 주체는 우량과 비우량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주식을 사들이는 주체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런 여건에서 최상의 GBK 시나리오는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우량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한마디로 ‘각국의 삼성전자’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라는 의미다.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환경을 보면 선발 기업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를 통해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해 나가는 반면 후발 기업은 혁신 개혁 융합 통합 글로벌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공급 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서는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나가는 이율배반적인 소비 행태가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종전에는 주목받지 못한 나눔, 기부 등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기업은 새롭게 형성되는 여건에 맞춰 항상 새로운 상품을 찾는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알파 라이징 종목’이다. 알파 라이징 종목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점에서 ‘알파’가, 새로운 평가 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간 4차 산업혁명 종목이 대표적인 예다.

기업 여건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변하는 만큼 유행하는 화두도 변화하고 있다. 관심은 곧 투자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파산’ ‘양적 완화’ ‘제로 금리’ 등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팩트 효과’, 중국어로 모순이라는 의미의 ‘마오둔’, 모든 것이 한 손안에서 다 보인다는 ‘증강현실’ 등이 유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임팩트 효과’를 추구하는 기업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순수재무이론대로 너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반성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윤과 함께 기부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임팩트 효과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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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제러미 시겔(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형 전략’도 주목해야 한다. 시겔형 전략이란 그때그때 인기주, 주도주와 관계없이 10년 뒤 돈이 되고 20년 뒤 노후에 대비할 수 있으면서 30년 뒤에는 자녀에게 상속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능력과 생존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다.

종전에 비해 개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시겔이 강조하는 ‘DIV’ 지침은 더 빛을 발휘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DIV 지침이란 배당(dividend)과 국제화(international), 가치평가(valuation)의 첫 글자를 딴 주식투자 전략을 말한다.

GBK로 투자 종목을 선택했다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루비콘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부자일수록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투자 수단을 선택할 경우 루비콘강을 건너면 되돌아올 수 없듯이 어떤 위험이 닥친다 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점은 우리 투자자들이 가슴 깊이 새겨둬야 할 덕목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