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처럼… 1초에 영화 61편 처리
삼성전자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8GB(기가바이트)급 고성능 D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2세대 8GB HBM2(고대역폭 메모리) D램인 ‘아쿠아볼트(사진)’를 양산했다고 11일 밝혔다. 슈퍼컴퓨터, 네트워크업체, 고성능 그래픽카드 등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제품에 맞춘 반도체다. 5GB급 풀HD(고화질) 영화 61편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다. 20나노 기반의 미세 공정 기술이 적용돼 2016년 출시한 1세대 8GB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이 50% 개선됐다.

아쿠아볼트는 1개의 버퍼칩 위에 8Gb(기가비트) 칩을 8단으로 쌓는 패키지 방식으로 제작됐다. 신호전송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발열을 제어하는 혁신 기술 등으로 업계 최고의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확보했다. 아쿠아볼트라는 브랜드명을 붙인 것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람이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물(aqua)과 빠른 처리속도를 강조하기 위해 번개를 뜻하는 ‘볼트(bolt)’를 넣었다.

세계 반도체업체 중 8GB급 D램을 양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AI와 사물인터넷(IoT) 등이 확산하면 슈퍼컴퓨터 등에 필요한 고성능 D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슈퍼컴퓨터 제조업체, AI 전용 솔루션 개발업체, 그래픽업체 등과 차세대 시스템 관련 기술 협력을 강화해 HBM2 D램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