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발목 잡고 경제도 위협…시드니 집값 상승 주춤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한 호주에서 가계부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고 경제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주중앙은행의 최신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호주 모든 가정의 부채는 전 가계의 소득보다 99.7%나 많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이 8일 보도했다.
'집값 급등' 호주도 가계부채 '골치'… 가계소득의 배
이는 가계부채가 가계소득의 배에 이르는 것으로, 3년 전 부채가 소득보다 67% 많았던 것보다 부채가 많이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가구부채는 6.9%인 1천100억 호주달러(9조2천억 원) 늘었다.

생애 첫 주택구매자가 주택 시장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부채는 더 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인 가계부채가 꾸준히 상승하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며, 필립 로 중앙은행장은 지난해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경제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임금상승이 연간 2%에 그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점도 가계부채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주택자산은 3년 전 평균 소득의 4.1배에서, 최근에는 5.2배가 될 정도로 크게 올랐다.

최근 시드니의 주택 가격이 냉각될 조짐을 보이지만 가계부채는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소매 등 다른 부문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의 연구 책임자인 캐머런 쿠셔는 올해 시드니의 주택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의 톰 케네디 이코노미스트도 "많은 부채를 저소득 그리고 중간 소득층이 갖고 있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많은 가구가 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없다"며 이 점이 중앙은행의 운신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가계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어로직은 최근 시드니의 지난달 집값이 0.9% 하락하고, 지난 4분기 전체로는 2.1% 내렸다며 지난해 중반까지 강한 상승세와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또 내림세는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도시 시드니의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10.5%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3.1% 상승으로 크게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