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정신인가" 대서양 건너 동맹국들 의혹의 눈초리
'화염과 분노' 출간에 유럽서도 트럼프 정신건강 의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담은 책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출간되면서 유럽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과 대통령직 수행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독일의 권위 있는 보수매체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온라인판 헤드라인을 '트럼프는 여전히 제정신인가'로 뽑은 데 이어 트럼프의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기사를 지면에 게재했다.

영국의 보수일간 더타임스 역시 '측근들로부터 문제가 제기된 트럼프의 정신건강'이라는 헤드라인 하에 트럼프 대통령의 안정성에 관해 조명했다.

더타임스는 "트럼프가 출간을 막으려 했던 책의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이 공개적으로 건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각료들에 의해 사퇴에 몰리기 전에 그만둘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 책에 대해 "잊을 수 없는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유럽 지역에서 한 자릿수 내지는 아주 낮은 두 자릿수의 지지율만을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인기가 없었고, 그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책 발간 이후 대중의 반응은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핵 버튼' 발언과 '화염과 분노' 발간 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매우 똑똑하다", "천재"라고 지칭하면서 반박했다.
'화염과 분노' 출간에 유럽서도 트럼프 정신건강 의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인식은 손상된 채 남아 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와 같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조차 세계에서 가장 힘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실질적 리더인 트럼프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대서양 연안 국가 간 관계에 정통한 독일의 슈테판 비를링 교수는 "많은 유럽국가들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성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무력감과 좌절감이 지배적으로 퍼져 있다"고 말했다.

'화염과 분노' 책 내용과 정신건강에 대한 논란이 유럽 정치인들 사이에서 트럼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은 단순히 이 문제가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더라도 대서양 동맹에 발생한 이같은 손상은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