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화두는 '동반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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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특히 노동계 대표가 모처럼 참석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통령이 오지 않은 데다 전날 청와대에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인사회가 열린 탓에 5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불참해 다소 썰렁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먼저 연단에 오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사회 갈등을 염두에 둔 듯 "이슈에 따라 듣기 거북하거나 불리하다고 해서 필요한 변화를 막거나 상대방 이야기를 무조건 대립으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구성원들 간 신뢰를 단단히 하고, 그 토대 위에서 우리가 소통하고 타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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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부담이 늘어날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면서 노사 양측의 현실을 함께 감안한 정책을 약속했다.
노동계 대표로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제가 지난 2003년부터 여기에 초청받았는데 15년만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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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경제계와 노동계가) 거리가 멀었던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경영계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했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산업화와 압축성장에는 노동자가 있었다"면서 "이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없는 일터에서 마음 놓고 일하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동자들을 옛날 방식으로 하인이나 머슴으로 보지 않고 민주화 시대에 맞는 노사관계가 정립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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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석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특히 연단에 올라 인사말까지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이날 인사회에는 주요 그룹 대표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김준 SK 이노베이션 사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황각규 롯데 지주 대표, 손경식 CJ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진행 사장은 올해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작년에 정말 많이 어려웠다.
그러니 올해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실적 개선의 의지를 다졌다.
손경식 회장과 권오준 회장 등도 올해 전반적인 경기 전망과 관련,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반적으로는 올해가 작년보다 전망이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위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해서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3당 대표도 나란히 참석해 재계와 노동계에 대해 동시에 '구애 경쟁'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함께 손님을 맞고 있는데 두 분께 박수를 보내달라"고 격려했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우리 당은 '기업에 자유를, 서민에 기회를'이라는 목표로 새해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행사 시작 전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아 기업인들과 덕담을 나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가주의적 시각을 버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니 퍼듀 전 조지아 주지사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파트너십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지아 투자에 초석이 됐습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퍼듀 전 주지사의 이름을 부르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퍼듀 전 지사는 2006년 정 명예회장에게 공장 부지와 세금 감면 등 4억1000만달러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제시해 기아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이걸 계기로 조지아주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됐다. 당시 기아 해외담당 사장이었던 정 회장은 조지아 공장 건설 실무를 도맡았다.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으로 이어진 현대차그룹의 미국 개척사가 ‘100만대 생산 체제 구축’이란 결실을 맺었다. 정 명예회장이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2010년 기아 조지아 공장을 세우면서 심은 ‘씨앗’을 정 회장이 HMGMA로 ‘꽃’을 피운 결과다.정 회장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한 것도 정 명예회장과 닮은 꼴이다. 정 명예회장은 “좋은 차는 튼튼한 강판에서 나온다”며 2010년 당진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정 회장이 HMGMA를 계획한 것은 2019년부터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6만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대) 등 연 70만대 생산 능력으론 미국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그 해 현대차(71만대)와 기아(61만대) 미국 판매량은 132만대에 달했다. 1998년까지 20만대에 못미쳤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2000년
“관세 부담을 덜기 위해 미국에 자동차 공장과 제철소를 지은 건 아닙니다. 미국에서 생산할 차량을 저탄소강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오는 점을 감안해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유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개별 기업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든 ‘외부 변수’(관세)에 대응하기보다 현대차그룹의 ‘근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였다는 의미다.정 회장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개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미국의 관세정책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며 “관세는 국가 대 국가 문제인데,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가 관세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준다면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정 회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원팀’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발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및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에 나왔다.정 회장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21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한 뒷얘기도 공개했다. 그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을) HMGMA로 초청했는데, 루이지애나에 현대제철이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는 얘기를 듣더니 ‘그러면 백
26일(현지시간) 준공식을 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는 완성차 공장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핵심 부품 계열사와 배터리셀 합작 공장도 들어선다. HMGMA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까지 연계해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 일대에 ‘K 미래차 클러스터’가 구축된 셈이다.현대모비스는 연 30만 대의 배터리 시스템을 HMGMA에 공급한다. 배터리 시스템은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팩과 배터리셀의 전류, 전압,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으로 구성된 전기차 핵심 부품이다.현대글로비스는 HMGMA 통합 물류센터와 출고 전 완성차 관리센터를 운영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자율비행 드론’을 띄워 부품 재고 현황을 실시간 파악해 공급한다.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 하나가 완성차 한 대분의 부품을 운송해 HMGMA의 다차종 유연 생산을 돕는다. 현대제철은 경량화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기차용 강판을 HMGMA에 공급한다. 연 20만 대 수준인 강판 공급량을 HMGMA 증설에 맞춰 40만 대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에 적용되는 차량용 시트를 연 42만 대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연 30GWh 규모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같은 부지에 건설 중이다. 36만 대(아이오닉 5 기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도 조만간 HMGMA에 시범 투입돼 부품 운반 작업 등을 돕는다.엘라벨=김보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