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성장세가 회복되고 금융 건전성이 양호한 지금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10년째를 맞는 올해는 세계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 경제도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성도 한층 공고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적잖이 잠재해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인구 고령화와 소득 불평등 등 구조적인 요인들을 지목했다. 또 저금리 기조 장기화 등으로 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주요국이 동시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도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도전을 극복하고 모처럼 맞은 경기 회복 모멘텀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작지 않다”며 “기업 신(新)성장동력 발굴과 기술개발을 통한 혁신성장을 적극 뒷받침하고 기업 성장이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용창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외 위험 요인에 대비해 금융의 건전성과 복원력을 높여 나가는 데 계속 힘써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지금이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한은도 거시경제 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인사회 후 이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급락한 원·달러 환율에 대해 “걱정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