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당부하고 떠난 두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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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박보영 퇴임식
김용덕 "다양한 목소리 눈·귀 열어야"
박보영 "헌법·법률에 따라 판결해야"
김용덕 "다양한 목소리 눈·귀 열어야"
박보영 "헌법·법률에 따라 판결해야"
김용덕 대법관(60·사법연수원 12기)은 이날 오전 대법원 2층 로비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법관들은 높고 끝이 날카로운 첨탑 위에 얹혀 있는 얇은 유리판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유리판은 사법에 대한 신뢰를 지탱하고 있기에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리판이 균형을 잃어 기울거나 양극단으로 치달아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깨진다면 대법원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사법의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져 우리 사회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법부 편향성 논란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이날 함께 퇴임식을 한 박보영 대법관(56·16기)도 균형적인 자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법관은 “대법관님들과의 합의 토론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진보적인 대법관도 보수적인 대법관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위해 고민할 뿐 개인의 주관적 신념에 따라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법치주의 실현에 그만큼 차질이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관의 언행 문제를 지적한 김 대법관의 발언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대법관은 “법관의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며 “재판 과정은 물론 재판 외에서도 일반의 귀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법관은 “일부 법관이 인터넷상 발언으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는 등 법관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에 대한 우려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후임 대법관으로 안철상 전 대전지방법원장(60·연수원 15기)과 민유숙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52·18기)가 임명제청됐다. 다만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체되면서 당분간 대법관 두 자리가 빌 전망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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