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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꿇은 애플…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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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사과했지만…'분노의 소송'은 전세계 확산

    배터리 교체비용 50달러 지원
    새 OS 업데이트로 진화 나섰지만
    소비자들 "기대 못미쳐 실망"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제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세계적으로 줄을 잇고 있고, 애플 시가총액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자를 실망시킨 데 대해 사과한다”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날 구형 아이폰 이용자를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아이폰6 이후 출시된 제품을 쓰고 있는 소비자는 내년 1월 말부터 12월까지 기존 79달러에서 50달러 인하된 29달러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또 아이폰 배터리 상태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애플의 사과와 지원책 발표에도 소비자의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 네티즌은 “무료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만 지원한다니 뻔뻔하다”는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애플의 시가총액은 열흘 만에 290억달러(약 31조원)가량 감소해 880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것과 관련해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지만 당분간 소비자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는 힘들 전망이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확한 해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교체 비용을 인하해주겠다는 지원책은 이미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이스라엘 등지에서는 이미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10여 건이 잇따라 제기됐다. 소비자는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제한해 사용자가 새 아이폰을 사도록 유도했다”며 “아이폰 이용자는 성능 저하의 이유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사기”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 아이폰 사용자는 지난 27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9999억달러(약 1072조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배상 청구액은 애플의 시가총액(약 8800억달러)보다 많다.

    한국에서도 집단소송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28일부터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을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모집하고 있다. 29일 오전까지 3만43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조계창 한누리 변호사는 “소비자가 입은 피해와 위법성 정도를 비춰보면 애플이 제시한 대책의 보상 수준이 극히 낮다”며 “미국 소송 상황과 애플 측 대응 등을 참고해 내년 2월 초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애플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위기에 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소비자단체 HOP는 28일 애플이 프랑스의 ‘의도적 노후화(planned obsolescence) 금지법’을 위반했다며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제정된 이 법은 소비자와 환경 보호를 위해 기기 성능을 의도적으로 노후화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조업체가 기기 품질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에 따라 제조업체는 의무적으로 제품의 예상 수명과 예비부품 지원 방법, 재활용 가능성 등을 명시해야 한다. 법 위반 시 최대 2년의 징역형을 받거나 매출의 5%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애플은 수많은 재정적 성공을 이뤘지만 고의로 아이폰 성능을 제한했다는 파문으로 험난하게 한 해를 마치게 됐다”며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텐)에 대한 소비자의 미지근한 반응과 애플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패드의 출시 지연으로 내년에 또 다른 비난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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