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넷마블 '세븐나이츠(왼쪽)'와 컴투스 '서머너즈워'. / 사진=한경 DB
모바일게임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넷마블 '세븐나이츠(왼쪽)'와 컴투스 '서머너즈워'. / 사진=한경 DB
출시 3년이 지나서도 매출순위를 역주행하는 뚝심의 모바일게임들이 있다. 대부분 모바일게임이 출시 이후 1년내 매출 정점을 찍고 순위 상위권에서 사라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스테디셀러 게임들은 치열한 신작 경쟁을 벌이는 게임사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익을 안겨주며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저력 뽐내는 넷마블 스테디셀러 게임

2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상위권에는 출시 3년이 지난 몇몇 게임들이 신작들과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구글플레이 게임매출 6위는 '세븐나이츠 for kakao', 8위는 '모두의마블 for kakao', 10위는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다. 모두 2013~2014년 출시된 장수 게임들이다.

사진=넷마블게임즈 제공
사진=넷마블게임즈 제공
수명이 짧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순위 상위는 최신 게임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도 최상위권 1~5위를 살펴보면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테라M' '오버히트' '붕괴 3rd' 순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제외하면 모두 올 6월 이후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3년이 넘은 게임 3개가 10위권에 동시에 진입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게임의 단기 순위 상승에는 콘텐츠 업데이트와 마케팅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보다 근본적인 장기 흥행 바탕에는 신규 이용자를 계속 유입시킬 수 있는 게임성과 이용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 관리라는 공통 경쟁력이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이들 게임의 분기 매출은 300억~400억원대를 유지했다. 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리니지2: 레볼루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신작의 흥행 성패와 무관하게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효자 게임이다.

특히 세븐나이츠는 전날 구글플레이 게임매출 4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보여줬다. 경쟁사 넥슨의 최신작 '오버히트'까지 제쳤다. 세븐나이츠는 2014년 3월 출시돼 국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나이츠 순위 상승에는 지난 14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가 주효했다. 넷마블은 신규 스페셜 영웅 '실베스타'를 선보이고, 기존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신규 기능을 추가했다.

2013년 6월 출시된 모바일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은 10~20대를 중심으로 충성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주사위를 던져 땅과 건물을 살 수 있는 부루마블 게임 형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건을 돌파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고 기다려온 게임 콘텐츠를 적기에 제공하고 있다"며 "새로운 캐릭터나 맵 등을 추가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열린 'SWC 월드 파이널'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중인 관객들. / 사진=컴투스 제공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열린 'SWC 월드 파이널'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중인 관객들. / 사진=컴투스 제공
◆매출 1조 '서머너즈워' 여전히 건재

서머너즈워는 컴투스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간판 게임이다. 2014년 4월 출시된 서머너즈워는 컴투스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서머너즈워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와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국산 단일 모바일게임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일사용자 수(DAU) 1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 출시 4주년을 맞는 이 게임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구글플레이 게임매출 10위권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17일 실시한 대규모 업데이트 '길드 점령전'의 효과로 최근에도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길드점령전은 총 세 개의 길드가 동시에 전투를 벌이는 단체 이용자간 대결(PvP) 콘텐츠다.

서머너즈워는 올해 e스포츠와의 접목을 통해 장기 흥행 동력을 강화했다. 컴투스는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을 개최했다. 지난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SWC 결승전에는 3000여명의 현장관객이 몰렸다.

컴투스 관계자는 "서머너즈워는 3년 넘게 신규 이용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새롭게 게임을 시작하는 이용자들도 기존 이용자와 함께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이 장기 흥행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업계는 이같은 스테디셀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새로운 흥행작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세븐나이츠2'는 내년 상반기 넷마블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원작의 재미 요소인 영웅 수집과 육성 콘텐츠를 살리면서 새로운 영웅 캐릭터들을 추가했다. 컴투스도 내년 상반기 '서머너즈워 MMORPG'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