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감사원장 후보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 지명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새정부 첫 감사원장 후보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61)을 지명했다. 지난 1일 황찬현 전 감사원장이 퇴임한후 7일 만이다. 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황 전 감사원장의 퇴임으로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감사원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진해 출신의 최 감사원장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 법대졸업한후 사시 23회(사법연수원 13기)로 법복을 입었다. 최 후보자는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전지방법원과 서울 가정법원 법원장을 거쳐 서울고등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최 후보자는 청와대가 지난달 22일 기존 인사검증 기준을 보강해 발표한 ‘고위공직후보자 7대 인사검증 기준(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 관련 범죄)’이 적용되는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감사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는 물론 인준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30여명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현미경 검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슬하의 2명을 자녀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경기고 재학시절에는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등교시킨 선행은 법조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최 후보자는 중학교 때 교회에서 만난 친구가 수술 후유증으로 1년 늦게 경기고에 입학하자, 신촌에서 경기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 몸 등교’를 했고, 81년에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법앞에 예외없는 소신판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6년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시절 구체적인 설명 없이 ‘부적격 교사’ 명단을 공개해 해당 교사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임원 5명에게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은 전교조나 명단 내 교사들을 비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학습권 등 공공의 문제를 다루려는 목적이었고, 명단 내용도 대체로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