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女풍당당' CEO 7인, 그녀들의 성공습관
“‘미친년’ 소리 듣는다면 잘하고 있는 거예요.”

‘김치업계 대모’라 불리는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1986년 김치 제조업체 한성식품을 세워 지난해 매출 536억원을 올리고 25개국에 김치를 수출했다. “김치에 미친년” “여자가 무슨 사업이야” 같은 소리를 숱하게 들었다. ‘치사해서 때려치워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뉘 집 개가 짖나’ 하며 앞만 보고 달리다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여장부’다.

국내 꽃배달업계 1위 회사 99플라워의 윤공순 대표는 ‘들꽃’ 같은 사람이다. “저는 초등학교도 못 나왔어요. 집이 못 살았고 공부도 못 했거든요.” 웃으면서 먼저 얘기한다. 과일 노점상을 하다 작은 꽃가게를 열었다. 회사 개업식을 찾아가 어떤 화분이 선물로 들어오는지 관찰하고 장례식장과 결혼식장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공부했다.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중소기업부 기자가 만난 여성 기업인들의 이야기다. 한경 중소기업면에 여성 기업인의 인생과 사업에 대한 기획기사 ‘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을 연재해 온 저자가 지면에 미처 쓰지 못한 얘기와 그들이 주는 교훈을 《세븐 체인지》에 모았다. 임미숙 아로마무역 대표, 정미정 이든네이처 대표 등 일곱 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가 전하는 여성 CEO들의 이야기는 언니나 엄마의 조언 같다. 윤소라 유아이 대표는 “술자리, 피할 수 없으면 까짓거 즐기자. 대신 술자리에서 깐깐하고 독하게 보이기로 약속하자”며 다독인다.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는 “여성이 대표로 있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전체 여성기업의 95%가 영세기업 아니면 소상공인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냐”는 고언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저자는 “여성 기업인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에 귀 기울였다”며 “이들이 겪은 일들이 후배 여성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