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인기에 힘입어 비트코인 파생상품 출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양대 파생상품거래소가 이달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는데 이어 일본도 내년 비트코인 파생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쿄금융거래소(TFX)는 비트코인 선물 상장을 위한 실무 소위원회를 내년 1월 발족하기로 했다. 일본에선 소위원회 발족이 입법을 위한 첫 단계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파생상품 상장을 위해서는 일본 증권법 개정이 필요하다.

오타 쇼오조 TF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기자들에게 “금융 서비스 및 거래에 관한 법에서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기만 하면 TFX도 가능한 빨리 비트코인 선물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TFX는 일본 최대 거래소인 도쿄증권거래소와 다른 독립된 법인이다. 주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유로-엔 금리 선물, 통화지수선물, 주가지수선물 상품을 취급한다.

일본은 가상화폐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거래소가 많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관련법 개정도 가장 빨랐다. 일본은 지난 4월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가상화폐를 법적 거래 수단으로 인정하고 지금까지 15개 가상화폐 거래소를 공식 승인했다.

비트코인 거래규모 2위인 미국은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파생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1일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다. 먼저 상품출시를 예고했던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내부 절차가 지연된 탓에 18일 선물 거래를 개시한다. 나스닥도 내년 2분기 내로 가상화폐 선물을 출시하기로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